행복하다는 것은
행복하다는 것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2.0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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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이 살아가면서 추구하는 많은 것들 중에 가장 으뜸으로 꼽는 것이 있다면 건강과 행복을 빼 놓고 말할 수 없다. 그 가운데 행복은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가까운 곳에 있다는 얘기는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돈이 꼭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저 평범함 속에 행복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천명(知天命)의 초반을 이제 막 지난 연륜에서 느끼는 행복은 무엇일까?

아침이면 눈을 뜨고 맑은 하늘을 쳐다보며 나를 기다리는 직장이 있어 행복하다는 말을 마음속으로 되 뇌이며 기뻐한다. 세계적인 불경기로 인해 모두들 어려워하고 있는데 다행히도 자식들 대학등록금 걱정을 안 해도 되니 이것 또한 행복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매일 아침 나를 회사까지 데려다주는 승용차도 나에게 행복을 안겨 주는 편리하고 고마운 도구이다. 출근길에 휴게소에 잠시 들러 벤치에 앉아 아내가 만들어준 아침식사용 샌드위치를 먹을 때도 행복하다.

출근하면 상급자나 하급자 구분 없이 반갑게 아침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참으로 정겹다. 오전을 바쁘게 움직이다 회사구내 식당에서 동료들과 점심을 같이 먹고 함께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를 가지는 것은 생활의 활력소다. 토요일이면 가족들과 온천을 다녀오고 일요일에는 뒷산을 잠깐 올랐다 오는 것도 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정신적인 여유로움이고 삶에 생기를 돌게 하는 것이다. 봄의 새싹은 희망이고, 가을은 풍요로운 결실을 말하는 것도 인생의 사고(思考)를 밝게 해 주는 요소가 된다. 한 여름이 덥고 바람 불어 추운 겨울날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 인생이 살아 있음을 말한다.

외로운 것은 인간에게 주어진 특권이라는 것도 같은 맥락(脈絡)이다. 봄에는 가지에 움이 트고 꽃봉오리가 맺힌다고 우리인생은 기뻐한다. 여름이면 시원한 계곡에서 생을 뒤돌아보는 여유도 가진다. 가을에는 낙엽이 지는 아쉬움과 쓸쓸함을 가지기도 한다. 겨울은 모든 것을 움츠려 들게 하여 잠깐의 휴식기를 주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 모두 행복으로 묶어두고 싶을 뿐이다.

3개월에 한 번씩 만나는 학교동기회도 행복을 안겨주는 일 가운데 하나다. 이제 성인이 된 자식들의 얘기를 듣노라면 우리도 이제 제법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식 키운 보람이 있기도 하다. 친구들의 자식들이 좋은 대학엘 가고 좋은 직장에 취직했다는 것은 진정으로 듣기 좋은 얘기이다. 또한 자식 자랑이 아니라 그저 건강하고 건전하게 성장해 가고 있음을 말하는 것도 하늘에 감사하고 조상들에게 고마워 할 일이다. 세월이 더 가기 전에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보자고 모임 소식을 전해 주는 친구가 있음은 행복함을 더해 준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잃었을 때 슬픔을 같이 하자는 연락을 친구로부터 받고 서로 도와주는 모습은 서로 위로가 된다.

평소 가깝게 지내는 지인(知人)을 간간이 만나고 즐거운 얘기를 나누는 것도 극히 평범한 일이지만 즐거움이다. 하루의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 퇴근길에 아내가 막걸리 한 병을 준비해 두었다는 전화를 받는 것도 하나의 기쁨에 포함시킨다면 나는 더욱 행복해 진다. 오붓한 저녁을 먹고 난 뒤에 아내와 함께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돌아오는 길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붕어빵을 사서 먹으면서 집으로 걸어오는 재미는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행복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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