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몰리는 울산도서관, 문제점 속출
사람 몰리는 울산도서관, 문제점 속출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8.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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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열람실 ‘전기 과부하’현상에 전력사용량 많으면 자동 차단돼
도서관 측 “설계·공사문제 아닌배선 추출 상 문제, 조속히 조치”
주변 절개지 토사 유실 우려에 보도블록 꺼짐 등 지적 잇따라
▲ 개관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울산도서관에 전기누전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원안의 사진은 1일 스탠드석 에너지 사용량이 많으면 자동으로 전기가 차단된다는 안내 문구. 윤일지 기자
지역 독서문화 확산과 시민들의 지식 커뮤니티 장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울산도서관이 개관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일부 자료실 내 전기 과부하 및 관사 주변 절개지 문제 등 하자가 의심되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아울러 교통편 부족과 주차부족 등 개관 전부터 예상됐던 이용객 불편사항도 현실화되고 있어 대책 강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오후 찾은 울산도서관은 전국 지역대표도서관 중 최대 규모에 걸맞게 웅장한 시설을 자랑했다. 1층 어린이자료열람실은 넓은 공간에 안전매트가 깔려져 있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기기 충분했고, 2층 북카페에는 커피 한잔과 함께 독서 이야기로 꽃피우는 이용객들로 가득했다. 3층 종합자료실에는 독서삼매경에 빠진 이들과 ‘열공족’들이 모여 북적거렸다.

겉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으나 속은 그렇지 않아 보였다. 일부 자료실 내 전력량 쏠림 현상이 생길 경우 전기공급이 중단되는 등 ‘전기 과부하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 실제 이날 3층 일반자료실 내 다문화자료코너 쪽 스탠드에는 ‘1일 스탠스석 에너지 사용량이 많을 경우 자동으로 전기차단기가 내려가니 다른 좌석 이용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쓰인 안내문이 붙어있기도 했다.

도서관 측에 따르면 이 같은 전기 과부하 현상은 지난달 26일 정식 개관 이후 2~3차례 있었다. 다문화자료 코너 쪽 스탠드는 대략 10여석으로, 이용객들이 전기를 사용하는 것은 기껏해야 휴대폰 충전이나 노트북을 사용하는 정도다. 이 정도 전력량으로 과부하가 걸린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특히 종이로 된 서적이 2만권 가까이 비치돼 있고 아동과 청소년, 노약자가 주로 출입하는 대규모 도서관에 이 같은 현상은 과부하나 누전 등으로 인한 화재사고 우려도 있어 보였다. 또 에어컨 사용 등이 증가하는 한 여름에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경우 불편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였다. 도서관 측은 설계나 공사 부분에 하자가 있다거나, ‘누전’ 등 화재 의심 요소 현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전력량이 많을 시 전기가 다운되는 현상이 발생해 누전 검사 등을 진행해 봤으나 누전을 의심할 만한 부분은 없었다”며 “다문화자료 코너 쪽 스탠드를 설치하면서 바닥 안에 있는 전기 배선을 추출해 사용해야 했는데, 미관상 보행 공간을 피해 최대한 벽면에 가까운 바닥을 뚫어 한꺼번에 전기배선을 뽑은 것 때문에 생긴 문제로 추측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도서관은 이 같은 현상이 대강 ‘2~3차례’ 일어났다고 밝힐 뿐 정확히 언제, 몇 번 일어났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업무일지 등에 기재돼 있지 않냐는 취재진에 질문에 도서관 측은 “횟수를 따로 적어놓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기 과부하뿐 만이 아니다.

일부 지역 언론이 도서관 건물 주변 곳곳 보도블럭 꺼짐현상과 도서관 주변을 감싸고 있는 절개지의 토사 유실 부분을 지적하고 나서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이날 절개지에는 낙석방지망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였다.

시설 뿐 아니라 개관 전 제기됐던 교통불편과 주차공간 부족, 인근 공단의 악취 부분 등에 대해서도 이용객들을 통해 확인되면서 현실화되고 있다.

이날 한 이용객은 “울산에 발령받은 남편을 따라 울산에 처음 와 지리가 어두운데, 버스를 몇 번 갈아타야하는 어려움이 있어 남편이 차를 태워주지 않는 이상 잘 가지 않게 된다”며 “또 인근에 석유화학공단이 있다고 들었는데 얼마 전 염소가 누출되는 등의 보도를 보고 가기가 좀 꺼려진다”고 말했다.

다른 이용객은 “다 좋은데 주말 같은 경우에는 주차장이 많이 부족하다. 물론 언론 보도를 통해 부족할 수 있다는 소식을 미리 들었지만 교통편도 그리 좋지 못한 상황에서 주차장까지 부족하면 어떻게 올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개관한 울산도서관은 개관 보름여인 지난 13일 기준으로 9만1천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루 평균 6천명이 다녀갔고, 누적 대출권수만 3만3천여 권에 이른다.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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