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전 광주의 비극, 모두의 가슴에
38년전 광주의 비극, 모두의 가슴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5.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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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신군부의 서슬이 하늘이라도 찌를 듯하던 1980년 5월, 한반도 서쪽 광주와 전남에서는 군홧발로 상징되는 역사의 변주곡이 그 핏빛 흔적들을 악보에 숨죽이며 남기고 있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이란 이름으로…. 그로부터 38년이 지난 오늘, 광주의 아픔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의로운 국민들은 그날의 아픔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며 마침표 찍히는 날이 속히 오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울산시민들에게 5·18은 여전히 강 건너 불에 지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장장 38년이 흐르는 동안 5·18은 울산의 정상을 차지했던 정치지도자 다수에게 ‘소요사태’, ‘폭동’이자 ‘귀에 따갑고 진절머리 나는 폭도들의 아우성’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 연유에서일까, 5·18이 또다시 찾아왔건만 울산의 여론주도층 누구 하나 입 밖에 5·18을 꺼내려 하지 않는다. 소수의 시민단체 회원들만 그날의 비극을 소리 없이 곱씹고 있을 뿐이다.

‘님을 위한 행진곡’이 상징하는 5·18은 신군부가 주장한 ‘극소수 불순분자와 폭도들이 일으킨 난동’이 결코 아니었다. 역사가들은 5·18을 1980년 5월 18일?27일 사이 광주시를 중심으로 일어난 반독재·민주화 운동이라고 정의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같은 정의에 보수 세력들까지 전폭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서글픈 역사의 한 단면이지만, 일부 보수성향의 기독교인들이 소책자나 SNS를 통해 “소요사태 당시 북한 인민군 수백 명이 광주에 투입되었다”는 ‘페이크 뉴스’를 확신하면서 아직도 이를 전파하는 데 열을 올리는 것은 보기에도 민망하다. 또 이들은, 최근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새롭게 드러나고 있는 광주 장악 계엄군들의 만행에는 애써 눈과 귀를 막으려 든다. 그런 관점에서 5·18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오늘(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는 5·18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식과 추모식이 열린다. 하루 전(17일) 이곳에서는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주관으로 추모제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윤장현 광주시장은 “5월 광주의 진실을 밝혀 왜곡·폄훼의 역사를 끊어내고 5월 정신을 이어가려는 힘찬 행진이 시작되고 있다"고 했다. 위인백 5·18민중항쟁 38주년 기념행사위원장은 “5·18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새 국면이 열리고 있는 만큼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한반도 평화 실현을 다시 다짐하자”고 말했다. 진보와 보수, 종교와 교파, 영남과 호남을 떠나 5·18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당시의 비극을 되돌아보면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하루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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