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소리]미세먼지 먹는 이끼벽(moss wall) 울산에도 설치하자
[생명의소리]미세먼지 먹는 이끼벽(moss wall) 울산에도 설치하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5.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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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쁨이다”, “오후에는 보통으로 좋아진데”…. 외출 전 일상적으로 챙기는 습관의 하나가 됐다. ‘비’가 올 것인지가 관심사였던 것이 많이 바뀌었다.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이 됐다. 나쁨 수치가 되면 외출을 자제한다. 집안 공기청정기도 가전제품처럼 광고한다.

4계절 사이에 ‘황사’라는 계절이 있었다. 하늘이 누렇게 변하는 모래바람을 맞았던 계절이라 했다. 황사는 코털에 걸려 재채기로 걸러지기도 하지만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는 허파 속으로 침투하늘 발암물질로 무서운 존재다. 자동차와 고온 연소시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산염이 된다. 그리고 석탄 화력발전소 등지에서 나오는 아황산가스가 황산염으로 바뀌어 미세먼지가 된다.

미세먼지는 머리카락의 10분의 1 정도로 작은 수준이다. 꽃가루와 곰팡이 정도 크기라고 봐야 한다.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가 있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는 유해한 중금속 성분을 갖고 폐로 침투하기 때문에 노약자, 어린이, 산모들에게 특히 위험하다.

울산은 공단과 자동차, 화력발전소 등으로 인해 전국에서 첫 번째, 두 번째로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들이 많다. 이마저도 측정소가 적어서 믿을 수 없다고 하는 환경단체 주장도 있다. 도시 미세먼지 잡자고 낡은 경유자동차를 주범으로 지목하고 운행금지를 요구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발전소와 에너지를 얻기 위한 산업시설에서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경유차 운행금지로 줄일 수 있는 양이 20% 내외밖에 안 된다.

최근 수치를 보면 동구, 북구와 남구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공단에서 불어간 공기가 고층건물로 인해 바람길이 막히면서 도심에 정체되는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또한 온난화로 인해 북극지방이 따뜻해지면 찬 기온이 하강하면서 기류정체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한 원인이라 한다.

남쪽으로 빠져나가던 미세먼지가 다시 올라오는 일이 잦아져 미세먼지 농도가 더 짙어지는 현상이 반복되어 살기 힘들다. 인간은 마스크를 쓰고 실내에서 공기청정기라도 돌리면 되지만 새를 비롯해 야생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은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다. 이들의 삶이 곧 인간과 연결된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누구도 살 수 없는 환경이 되고 만다.

도시 미세먼지의 해결책으로 ‘녹색마스크’라고 하는 ‘도시숲’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생활권 내 도시산림공원, 근린공원, 어린이공원, 가로수, 가로숲, 학교숲 등 생활환경 숲이 포괄적으로 들어간다. 연구에 따르면 숲이 도시 미세먼지 발생량의 42%가량을 흡수한다고 한다.

미세먼지 해결 대안으로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는 높이가 3m, 길이가 500m에 달하는 ‘이끼 벽(moss wall)’을 설치했다고 한다. 특히 슈투트가르트는 벤츠와 보쉬 같은 제조공장이 많아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다.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화력발전소가 있는 울산과 유사하다.

이끼 벽은 노르웨이 오슬로, 프랑스 파리, 홍콩 등 많은 도시에 설치되어 있다. 이 시설은 독일 그린솔루션 사가 내놓은 키오스크 형태의 녹화구조물로 제품명은 ‘시티 트리(City Tree)’다. 도시에서 이끼 벽이 나무의 역할을 하기에 이 같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끼 벽은 매년 약 250그램의 입자를 흡수하여 매년 240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 나무 275그루의 효과를 낸다. 시티 트리는 이끼 벽 위에 있는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전기로 빗물이 모아진 탱크에서 필요한 물을 공급하는 시설로 운영된다.

울산은 산림이 어느 도시보다 많은 도시인데도 불구하고 도심과 공단 사이에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장치가 부족해 악취와 오염물질 피해가 많다. 공장 입구를 비롯해 담장 주변으로 이끼 벽을 설치할 것을 추천한다. 경관도 살릴 겸 차량통행이 많은 큰 도로 주변이나 상업지역 안에 설치되었으면 한다. 사람뿐 아니라 야생동물들도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

윤석 울산생명의숲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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