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제보로 시작되는 ‘탄력순찰’
주민들의 제보로 시작되는 ‘탄력순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5.0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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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낮 전주에서 여성치위생사가 흉기를 든 괴한의 습격으로 중상을 입은 사건을 비롯해 최근 전국적으로 시간에 상관없이 범죄사건이 자주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울산경찰은 이 같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탄력순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경찰이 순찰장소를 임의로 정하지 않고 장소와 시간대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순찰하는 제도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분기별(1월, 4월, 7월, 10월) 2주간을 집중신고기간으로 정해 주민들이 원하는 순찰코스에 대한 의견을 온·오프라인으로 수렴한다. 온라인의 경우 경찰서 홈페이지를 찾는다면 ‘순찰신문고’로 들어가 순찰희망 장소를 검색한 후 희망하는 곳을 지도에 정확히 표시(클릭)하고 날짜·시간·순찰사유도 적으면 된다. 국민제보앱(여성불안신고 코너)나 맘카페에서도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 오프라인의 경우, 경찰서?지구대?공공기관에 설치된 ‘모아모아지도’의 순찰희망 장소에 스티커를 붙이면 된다. 경찰은 온라인 이용이나 방문접수가 어려운 고령자를 위해 주민자치위원회·입주민대표회의를 찾아가 의견을 수렴하기도 한다.

경찰은 온·오프라인으로 수렴한 의견을 종합·분석한 뒤 순찰 요청건수나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 순찰주기·코스를 정하고, 지리특성·위험도에 따라 순찰형태를 결정한 다음 도보순찰과 차량순찰로 탄력순찰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는 상설부대나 협력단체의 지원인력도 활용할 방침이다. 최근 울산중부경찰서 병영지구대(대장 양점모)에서는 주민과 함께하는 공동체 탄력순찰의 하나로 4월 12일부터 연말까지 ‘릴리에 합동순찰’을 실시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후 8시~11시에는 병영1동, 약사동, 복산1·2동의 60개 자생단체(인원 1천여명) 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범죄취약지 등에 대한 의견을 들은 다음 합동순찰에 나서고 있다.

탄력순찰 코스로 정해진 지점을 순찰하고 나면 ‘탄력순찰카드’를 붙여 주민들의 체감도를 높이고 있다. 분기별 탄력순찰이 끝나면 순찰효과를 확인하고 미비점을 보완한 다음 필요에 따라 방범용 CCTV를 설치하기도 한다.

울산경찰은 탄력순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순찰 도중 주거침입 피의자를 현장에서 검거한 일도 있다. 경찰은 주민밀착형 ‘탄력순찰’을 홍보하기 위해 고등학교 등 10군데 홈페이지에 탄력순찰 팝업창을 띄우기도 한다.

하지만 주민들이 순찰희망 장소를 알려주지 않으면 순찰코스의 우선순위도 정할 수 없어 ‘탄력순찰’은 벽에 부딪히고 만다. 또 한정된 경찰인력만으로는 주민들이 원하는 모든 곳을 순찰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탄력순찰의 성패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여하에 달려 있는 셈이다.

천경윤 중부경찰서 병영지구대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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