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서 초등생 현장체험버스 건널목 차단기 걸려 열차 비상 정차
울산 북구서 초등생 현장체험버스 건널목 차단기 걸려 열차 비상 정차
  • 성봉석 기자
  • 승인 2018.04.24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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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아이 어떻게 맡기냐” 재발방지 촉구
울산 북구 한 철도 건널목에서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달려오던 열차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다행히 인솔교사와 열차 기관사의 신속한 조치로 참사를 막을 수 있었지만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는 만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9일 오전 북구 한 초등학교 1학년 학생 90명은 울산대공원으로 현장체험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학교에 모인 아이들은 관광버스 3대에 나눠 탑승한 뒤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그런데 얼마 후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호계역 인근 이화건널목에서 신호 대기하고 있던 중 맨 끝에 있던 3호차 인솔교사가 건널목에 버스 후미가 걸쳐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깜짝 놀란 인솔교사는 운전기사에게 “여기는 철길이다. 앞으로 빼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이미 열차가 들어오는 것을 알리는 철길 차단 경보음이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한 상태였다.

버스업체 관계자는 급히 1ㆍ2호차를 향해 앞쪽으로 차를 좀 더 빼라고 지시했고, 그로 인해 생긴 빈틈으로 3호차가 이동했지만 결국 차단기가 버스 후미에 닿고 말았다.

다행히도 건널목 보안 장치에 이상이 발생한 것을 확인한 열차는 급히 비상정차를 시도했고 버스와 충돌하기 전에 멈출 수 있었다. 만약 열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달려왔다면 대형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2015년 12월 동대구에서 부산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건널목에 정차해 있던 스타렉스 승합차와 충돌해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었다.

학부모 A씨는 “현장 블랙박스를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아이가 다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입에서 욕이 나올 지경”이라며 분노했다.

학교 측은 즉시 관광버스 업체에 항의해 기사와 차량을 교체했고, 이날 오후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긴급회의도 열었다. 이어 학부모들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업체 측으로부터 사과를 받기로 했다. 아울러 추후 이런 일이 없도록 건널목에서 직접 교통 관리에도 나서기로 했다.

해당 차량의 인솔 교사는 현재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병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와 아이들 역시 트라우마로 인해 심리치료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울산시와 시 교육청 역시 사실 확인을 통해 재발 방지에 나설 계획이다.

버스 업체에 따르면 40대인 해당 차량 운전자는 20년간 통근버스를 운행한 경력이 있고, 입사한지는 1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업체는 매월 2회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사례를 교육 자료로 활용해 재발 방지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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