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강사’와 시험문제 출제자 비판
‘일타강사’와 시험문제 출제자 비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4.2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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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를 켜면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자주 눈에 띄는 이들이 있다. ‘스타강사’ 중에서도 일등주자, ‘일타강사’들이다. 이들의 영향력은 학원가 울타리를 넘어선 지 이미 오래다. 이들이 책을 쓰면 베스트셀러가 되고, TV에 나오면 시청률이 치솟는다. 최근 자산시장에서는 젊은 ‘일타강사’의 건물 매입이 화제가 됐다. 수리영역 대표주자로 꼽히는 모(某) 강사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4층 빌딩을 약 320억원에 매입했다는 것이다.

스타강사 중에서도 1등으로 수강신청이 마감된다는 ‘일타강사’는 서울 학원가와 인터넷 강의에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일타강사’는 ‘1등 스타강사’의 줄임말이다. 대치동, 노량진 등 학원가나 담당 과목에서 매출 1등을 맡는 ‘대표 강사’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천문학적인 돈을 버는 만큼 일타강사가 되는 길은 연예인이 되는 것만큼이나 바늘구멍이다.

최근 치러진 서울시 공무원시험 한국사 문제와 관련, 유명 온라인 한국사 강사가 시험 난이도를 지적하며 출제자를 비판하는 영상이 화제가 됐다. 한 온라인 강의 사이트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某 강사는 지난달 24일 치러진 2018년 서울시 지방공무원 7급 필기시험이 끝난 뒤 한국사 문제 풀이 중 “이 해설 강의를 출제하신 교수님이 볼 리는 없겠지만 문제를 이따위로 출제하면 안 된다”며 “이건 반성해야 한다. X발 (문제를) 이렇게 내면 어떡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험이라는 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똑똑한 학생을 합격시키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떨어뜨리는 건데, 이 문제는 공부해도 맞힐 수 없는 문제”라며 “변별력이 꽝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험 문제 하나로 공무원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된다. 운명이 달린 사람은 이 한 문제에 얼마나 신중해야 하는지 (출제자가) 알고 있느냐”며 “앞으로 출제하더라도 신중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해프닝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고시(考試) 부서에서 오랫동안 몸담았던 자로 묵과(默過)가 어렵다. 이런 식으로 시험문제 출제 및 선정한 이의 의도를 오판(誤判)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 강사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문제 출제자와 시험문제 선정자의 의중도 배려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시험문제에 대한 이의 제기는 수험생들이나 학원 강사들의 ‘의무’라고도 하지만 ‘틀린 것’과 ‘다른 것’의 분별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울산이 기초단체이던 시절 경상남도 고시부서에서 오랫동안 공무원 충원 업무를 봤었다. 그 시절 시험에 합격한 이들이 지금은 사무관으로 근무 중이다. 그땐 도립전문대학장, 교수, 그리고 헬기조종사 등 다양한 직류의 ‘늘공’ 및 ‘어공’을 뽑았었다. 통상적으로 문제은행식 시험문제 출제는 대학교에 추천을 의뢰한다. 시험문제는 과목별 중요도 상-중-하, 그리고 난이도 상-중-하로 구분하여 관리하고 경쟁률이 높아 동점자가 많이 나올 것에 대비하여 중요도 하, 난이도 상의 ‘듣보잡’ 문제도 출제한다. 그래서 시험도 ‘운(運)’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안정된 직업과 안정된 보수에 대한 열망이 공시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술 직렬을 제외하곤 학력 등 제한자격이 없기에 ‘취업고시(就業考試)’란 별칭이 붙여졌다. 올해 다양한 공무원 시험이 연이어 예고돼 있다.

‘합격’과 ‘불합격’. 인생은 이 두 단어로 설명할 수도, 평가할 수도 없다지만 저마다의 신념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이 땅의 모든 청춘들, 그들의 ‘오늘’을 응원한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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