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위암 원인으로 볼 수 없어”
“헬리코박터균, 위암 원인으로 볼 수 없어”
  • 김규신 기자
  • 승인 2018.04.23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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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환자 1% 미만 위암 발생
가족력 있거나 위염·궤양환자
위내시경 검사·제균치료 도움

TV에 보면 헬리코박터균의 이름을 딴 유산균 음료가 절찬리에 광고되고 있다. 그 광고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세균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헬리코박터균의 이름을 잘 알고 있다.

아울러 헬리코박터균이 슈퍼세균이라는 이야기나, 위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등의 이야기도 진실처럼 알려져 있다.

동천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이현석 전문의의 도움으로 헬리코박터균에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현석 전문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률은 보고마다 다소 차이가 있어 현재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처음 보고된 연구에서는 성인의 70~80%에서 감염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40% 내외까지 감소하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감염률 감소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제균 치료의 확산으로 생각된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가 어떤 경로를 통해 인체에 감염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대변에 오염된 음식물이나 식수 등에 의해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타액이나 치석에서도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가 배양되므로 구강에서 구강으로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환경이 개선되면서 오염된 음식물이나 식수에 의한 감염의 위험성은 줄어든 반면에, 가족 내의 구강 대 구강의 모자 감염비율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는 위 점막에 기생하는 균으로 위 점막을 침습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다양한 위장질환의 원인이 되는데 그 이유는 균 자체에서 생산하는 효소나 독소가 직접 위의 손상을 일으키고, 감염에 대한 반응으로 염증을 유발시켜 위산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반응을 통해 위염이나 위궤양 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가 위암의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가 있다고 하면 당황하거나, 무서워하고, 심지어 암 진단을 받은 것처럼 걱정하는 환자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 환자 중 15~20%에서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병발할 수 있으며, 1% 미만에서 위암이 발생하기 때문에 위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틀린 말이다.

또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 자체만으로 위암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균치료가 위암 발생을 억제하는지에 대한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

게다가 제균치료가 고통스러운 편이기 때문에 무조건 치료하라고 권유하지는 않는다.

다만, 과거에 감염된 흔적을 포함해 소화성 궤양이 있거나, 조기위암수술 후의 환자에게는 제균을 강력히 권유하며, 단순한 위염이나 십이지장염 환자에게는 제균을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위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환자가 치료를 강력히 원하는 경우에는 제균치료를 고려한다.

이현석 전문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는 위암의 원인이라고 볼 수 없지만, 위염이나 궤양을 유발하고, 소화불량이나 점막연관 림프조직형 위림프종 등에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가족력이 있거나 위염 및 궤양을 장기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면서 제균치료를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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