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일기]한국역사에 숨겨진 우광복 이야기
[목회일기]한국역사에 숨겨진 우광복 이야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4.23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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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00년 전 우리나라가 일제 치하에 있을 때 미국 선교부에서 한 젊은 선교사 부부을 한국으로 파송했다. 젊은 선교사 프랭크 윌리엄(한국명 우리암, 부인 우애리사) 부부는 충남 공주를 중심으로 선교를 시작했다. 한국에서 첫 아들을 낳은 이들 부부는 아들의 한국식 이름을 대한민국의 광복을 기원하는 뜻에서 우광복이라고 지었다. 그리고 올리브라는 딸을 낳았다.

프랭크 윌리엄 선교사는 1906년 공주에 영명학교를 세우고 교장으로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나 영명학교가 독립운동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일제에 의해 추방을 당하고 말았다. 윌리엄 선교사가 다시 돌아올 기약이 없자 선교사 부인은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놀라운 사실은 2년 후 선교사 부인이 혼자 자녀를 데리고 다시 한국 공주로 돌아온 일이다. 그녀는 공주에 교회들을 세우는 데 기여를 하면서 47년간이나 선교사역을 했다. 그런데 그녀의 딸이자 우광복의 여동생인 올리브는 풍토병에 걸렸다가 11살 어린 나이에 숨을 거두고 공주 땅 영면동산에 묻히게 되었다.

공주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마친 우광복은 할아버지가 계시는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로 가서 고등학교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때가 바로 일제 식민지 통치에서 해방되어 하지 장군이 군정관으로 한국을 신탁통치 하던 시기였다.

이 무렵 미 군정청은 영어와 한국말을 능통하게 구사할 사람이 필요했고, 마침 우광복이 그 역할을 맡아 하지 장군의 통역관으로서 한국 정부 수립에 관여하게 되었다. 그때 하지 장군은 우광복에게 “자네가 한국 실정을 잘 아니 앞으로 한국을 이끌어갈 인재 50명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다.

우광복은 어머니와 상의한 후 어머니가 추천해 주는 50명을 하지 장군에게 소개했는데 놀라운 사실은 그중 48명이 기독교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정부가 수립될 때 요소요소에 기독교인들이 들어가서 나라를 세우는 데 헌신했다.

특히 기독교인인 문교부 장관은 미신 타파를 시작했고, 국방부 장관은 군대에 군목제도의 토대를 마련해 한국군의 정신력 강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우광복의 어머니는 딸을 잃어버린 아픔 속에서도 한국을 위해 헌신했고, 아들 우광복은 평신도 의료선교사 역할을 하면서 선교와 한국역사 발전에 공헌한 한 알의 밀알이 되었다.

광복은 1994년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 “11살에 죽은 내 동생 올리브가 묻혀있는 공주 영면동산의 동생 무덤 곁에 나를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그래서 우광복의 묘는 지금 도 동생의 옆에 나란히 있다.

우리나라가 지금에 와서 먹고 살만 하니까 동성애 같은 퇴폐적인 문화를 끌어들이고, 인권이니 자유니 차별이니 하면서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잊어버리고, 나라 발전에 공헌한 공을 잊어버리고, 오히려 반기독교 운동을 하는 이들을 보면 매우 유감스럽다. 선교사들이 헌신과 희생으로 우리 국민의 의식 변화와 문화 발전과 인재 양성에 공헌했고, 미군의 주둔과 미국의 지원이 있었기에 우리나라가 오늘 같은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6.25전쟁으로 남북이 분단되고 북한에 공산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북한에도 많은 교회와 많은 기독교인들이 있었다. 그러나 김일성 정권이 기독교를 말살하고 기독교인들을 처형하는 바람에 오늘날 북한은 신앙의 자유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세계 유일의 지역이 되어버렸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친북 성향의 진보 인사들이 요직을 맡으면서 한미동맹이 깨지거나 해서 사회주의 국가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그리고 당장 갚아야 할 부채는 아니더라도 나라 빚이 1천550조라고 한다.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 기업이 기업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귀족노조를 개혁하고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을 개혁해야 하는데도 정부는 그 일은 제쳐두고 퍼주는 복지정책으로 가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걱정을 하고 정부 정책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필자는 진보 좌파 젊은 정치인들이 이념적으로는 친북 성향이라 해도 도덕성만은 깨끗할 거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 일어나는 몇몇 사건들을 보면서 진보좌파 정치인들도 그들이 ‘구태정치’라고 욕하는 보수 정치인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이 있다. 옛것을 익힘으로써 새것을 안다는 뜻인데 새것이 좋다고 무조건 옛것을 쓸모없는 것으로 매도하고 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 자유와 평화와 나라 발전을 위해 희생한 옛 어른들의 뜻을 잘 받들어 더욱 평화롭고 번영하는 나라로 발전하도록 우리가 힘써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우리가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디모데전서 2장1∼2절)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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