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상상놀이터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바닷속 상상놀이터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 김보은 기자
  • 승인 2018.04.22 2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해양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 선정
국비 3천500만원 지원 청소년 4천여명 혜택
아쿠아리스트 직업체험 교육 프로그램
울산시 6호 등록박물관이자 첫 사립박물관인 ‘울산해양박물관’이 2018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선정돼 국비지원을 받게 됐다. 지원규모는 3천500만원. 울산지역 어린이·청소년 4천여명이 무료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받는다.

지난 20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 있는 울산해양박물관에서 만난 박충훈 관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선정됐다”며 “국비를 지원받아 울산지역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아쿠아리스트(사육사)라는 직업을 소개하는 ‘아쿠아리스트와 떠나는 바다상상놀이터’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쿠아리스트가 하는 일과 연계된 자격증 등을 알려주는 직업체험교육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바다 관련 직업에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바다상상놀이터 만들기’ 체험도 함께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 것은 아쿠아리스트라는 생소한 바다관련 직업을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그는 “흔히들 사육사라 부르는 아쿠아리스트는 생물을 죽이려 하는 것이 아니라 살리려 하는 것이다. 해상에서 구조활동을 펼쳐 생물을 치유하고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는 등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아쿠아리스트를 꿈꾸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1일부터 12월 20일까지 진행한다.

울산해양박물관에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있다. 지난 2월부터는 매달 문화가 있는 날에 ‘고래와 함께 떠나는 울산여행’을 운영하고 있다. 오는 12월까지 10개월간 진행하며 1회당 75명씩 총 750명이 참여해 바다생물과 친해지는 시간을 가진다. 이달 문화가 있는 날인 25일에도 전시관을 돌아보고 나만의 바다고래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18 유아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울산지역 24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또 울산지역 작가들이 어르신 30명을 대상으로 민화와 종이공예를 강의하는 ‘두동마을을 찾은 예술작가’를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울산해양박물관은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만들어보는 데 중점을 뒀다.

그래서 박물관 입구에는 대왕조개들을 줄지어 놓아두고 지나가던 관람객들이 쉽게 만져볼 수 있도록 했다.

전시관 안에는 형형색색에 조개들부터 길이 4m 백상아리의 이빨, 인어공주가 머리를 빗던 비너스 빗 고동, 울산 간절곶에 7~9월께 찾아온다는 푸른 바다 거북이까지 희귀한 해양생물 표본들로 가득하다.

압권은 1m 이상의 대형 산호들. 전시관 2층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대형 산호들이 진귀한 광경을 연출한다. 이러한 대형 산호는 우리나라가 1993년 사이테스(CITES,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를 제한하는 협약)에 가입하면서 수집이 금지돼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

박충훈 울산해양박물관 관장의 해양생물 사랑은 남다르다. 박물관 설립자이자 공동관장인 박한호 관장의 아들인 그는 아버지를 따라 해양생물 수집활동에 나선 지 31년째다. 지금은 박물관을 통해 바다의 소중함을 알리려고 한 아버지의 꿈을 함께 하고 있다.

그는 “지구의 70% 이상이 바다로 이뤄졌고 육지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은 한계가 있다. 바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2011년 박물관을 설립했다”면서 “사립수집가들이 모여 전세계 최대 박물관이 된 스미소니언박물관처럼 우리나라 대표 해양박물관이자 문화예술교류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전하며 바다와 울산해양박물관에 대한 울산시민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김보은 기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