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정원박람회를 부조한 춤꾼들
태화강정원박람회를 부조한 춤꾼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4.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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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는 ‘거들어 도와준다’는 뜻이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자기 일같이 팔 걷어 올리고 선뜻 나서서 거들고 도와주는 것이 일조(一助)가 되고 부조(扶助)가 된다. 일조와 부조는 반드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다. 날씨도 부조를 한다. 큰 행사에 날씨가 좋으면 여러 사람이 같은 목소리로 ‘오늘 날씨가 큰 부조를 했다’고 말한다. 비가 올 때 하는 ‘하루만 참지’라는 표현에서는 부조의 의미가 더 확실해진다.

‘태화강 정원박람회’가 지난 13일부터 중구 태화강대공원 일원에서 많은 관람객과 관광객을 불러 모으며 진행되었다. 전남 순천만에 이어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 지정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정원! 태화강에 물들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울산무용협회(회장 박선영)와 울산학춤보존회(회장 김영미) 회원들은 이번 ‘태화강 정원박람회’ 기간 중에 아름다운 재능기부로 부조의 의미를 되새겼다. ‘재능기부’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개인의 이익만 생각하지 않고 사회적 기여를 위해 제공하는 새로운 기부문화의 한 형태이다. 즉 개인의 재능을 사회단체나 공공기관 등에 기부하여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다. 울산무용협회와 울산학춤보존회 회원들은 ‘태화강 정원박람회’가 펼쳐진 9일 내내 춤으로 아름다운 동행을 함께 선보였다.

울산무용협회는 1986년 3월 15일 (사)한국무용협회 울산지부로 출발했다. 같은 해 4월 19일 한국무용협회로부터 지부 설립 인준을 받아 한국예총 울산지부에 가입했다. 1997년 7월 울산광역시 승격으로 (사)한국무용협회 울산광역시지회로 명칭이 변경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울산학춤보존회는 1997년 5월에 만들어진 전문 예술단체이다. 2010년 6월 30일. 전문예술단체 제2010-5호로 지정을 받았다. 신라 제52대 효공왕 5년(901년)에 생성된 ‘계변천신’ 설화를 바탕으로 김성수가 만들었다. 울산학춤은 울산의 옛 지명 학성(鶴城)이 말해주듯 ‘학의 고장’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민속학춤으로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18 태화강 정원박람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신문·방송을 통해 여러 날 계속해서 전해졌다. “울산시 환경녹지국(국장 성형수) 직원들은 태화강 발원지인 탑골샘을 찾아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및 정원박람회, 봄꽃대향연 등 태화강에서 이뤄지는 행사의 성공 및 안전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는 등 열과 성을 다했다.”(경상일보.2018.2.26.일자) 이번 행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한 눈으로 가늠할 수 있는 기사였다.

무용협회와 울산학춤보존회 두 단체는 큰 행사에 어떤 모양새로든 꼭 부조를 하고 싶다는 말을 울산지속가능발전협의회 조성웅 전 회장에게 전했다. 전 회장이 다리를 놓아주고 주최 측에서 흔쾌히 받아준 것이 이번 큰 행사에 두 단체가 재능기부를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두 단체의 아름다운 재능기부는 이미 설치된 무대와 음향을 주최 측이 사용하지 않는 오후 3시와 4시 등의 시간대를 활용함으로써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음악이 들리고 무용수가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텅 비었던 객석의 의자는 남녀노소 관객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 30분짜리 공연이 아쉬웠던지 공연이 끝났다는 안내방송에도 아랑곳없이 관람객의 앙코르 소리는 한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울산무용협회·울산학춤보존회 회원들은 솔선수범하여 재능을 기부함으로써 박람회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정원 관람과 무용예술의 볼거리를 동시에 제공했다는 자부심으로 행사기간 내내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 부조는 스스로 할 때 보람과 자긍심을 갖는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울산무용협회는 2002년(제11회), 2017년(제26회) 2차례나 전국무용제를 개최한 저력 있는 단체이다. 울산무용은 처용 설화, 전화앵 그리고 매년 가을과 봄에 찾아오는 떼까마귀와 백로 등 무용의 소재가 풍부한 터전에 자리하고 있다. 전국무용제에서 은상 4회를 비롯하여 장려상 1회, 연기상 5회, 미술상·음악상 각 1회씩 받았던 울산무용인들의 수상경력이 이를 말해준다.

울산학춤보존회 회원들은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2018 로마 동양문화축제’에 참가해 ‘한국 천년의 몸짓, 그 오묘한 세계’를 주제로 공연하는 중이다. 다음달 1일까지 7차례 계속되는 공연의 중심에는 울산학춤이 있다. 이번 공연은 주최 측인 (사)재독한국문화협회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협회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지역에 한국의 전통예술을 소개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재독 교포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단체이다. 울산학춤보존회는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 진행하는 2018 전통예술 해외진출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지원을 받았다.

‘태화강 정원 박람회’는 지난 21일까지 9일간 중구 태화강대공원 일원에서 많은 관람객과 관광객들을 끌어 모은 가운데 막을 내렸다.

김성수 조류생태학 박사·울산학춤보존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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