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졸리면 쉬었다 가자
운전 중 졸리면 쉬었다 가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4.18 2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따뜻한 햇살에 기분이 나른해지는 4월의 봄날이다. 주말에는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은 가족들이나 연인들의 나들이 차량들도 많이 보인다.

요즘은 맛집과 지역행사들을 인터넷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어서 미리 주말계획을 짜기도 편하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즐거운 나들이가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비극으로 다가갈 수가 있다. 바로 졸음운전 때문이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에서 최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해상에 접수된 승용차 사고는 약 115만 건으로 사고유형별로는 졸음운전 사고가, 발생시기별로는 4월이 가장 많았다. 졸음운전 사고의 치사율도 봄이 0.59%로 여름 0.56%, 가을 0.20%, 겨울 0.10%보다 높았다. 시간대로는 오후 2시∼4시 사이에 졸음운전 사고가 집중되고, 사고치사율은 전체 평균의 4.9배에 달하며, 주말 사고가 주중의 2.1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에는 자주 피곤해지고 오후만 되면 졸리는 춘곤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후시간대에 졸음운전이 집중되는 이유는 대낮이어서 차량의 실내온도가 올라가고, 점심식사 후 포만감이 느껴지며, 운전 중 활동량이 떨어져서 식곤증이 발생하기 쉬워서이다. 졸음운전 사고가 무서운 점은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영동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으로 관광버스가 앞서가던 승합차를 들이받는 바람에 5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졸음운전은 10초만 해도 280m를 무의식적으로 달리게 되고, 의식 없이 운전을 하다 보면 위험도가 커져 사망자 발생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또 졸음운전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7%의 만취상태로 운전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이다. 졸음운전 사고 건수는 전체 교통사고의 12.8% 정도이지만 사망자 수는 31.4%나 된다.

정부는 졸음운전의 약 절반이 고속도로에서 발생하고 화물차, 시외·고속버스, 관광버스의 경우 매일 고속도로를 타는데다 운전시간도 일반차량보다 길다는 점에 착안, 여러 가지 지원을 하고 있다. 광역버스 운전자의 연속 휴식시간을 8시간에서 10시간으로 늘리고 차로이탈경고장치의 장착비를 지원하는 것도 그런 노력의 하나이다. 또한 현재 218곳뿐인 고속도로 내 졸음쉼터를 2020년까지 70곳 더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고 시설을 갖춘다 하더라도 일반운전자 스스로 졸음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조심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창문을 열어 내부를 환기시키거나 졸음방지 껌을 씹더라도 이는 말 그대로 일시적인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졸음운전의 해결책은 수면밖에 없다. 커피나 피로회복제를 마시더라도 졸음은 자기도 모르게 오기 때문에 순식간에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잠시라도 운전 중 졸음이 온다고 느껴지면 가까운 휴게소나 졸음쉼터를 찾아가 숙면을 취하는 것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다른 차량의 운전자를 살리는 길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지철환 동부경찰서 서부파출소 경사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