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산책]메이커 스페이스
[대학가산책]메이커 스페이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4.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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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면 「컴퓨터, 기계, 기술, 과학, 디지털 혹은 일렉트로닉아트 등 공통의 관심사를 지닌 이들이 모여 관계를 형성하고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라고 나온다. 또 「3D 모델 파일과 다양한 재료들로 소비자가 원하는 사물을 즉석에서 만들어낼(printing) 수 있는 작업 공간. 이는 전통적 제조업 과정을 넘어 굴뚝 없는 비트(bit) 제조업으로 도약하는 가상세계의 객체를 현실화하는 방법이다. 제조업 자체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켜 일반개인도 최종 완제품을 생산해내는 ‘개인 제조업’의 부상을 예고하고 있다」(IT용어사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고 설명하기도 한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면 3D프린트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이를 이용해 시제품 및 공예품을 만드는 사람을 메이커(Maker), 이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3D프린터, 레이저커터 등을 갖춘 공동작업실을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라고 한다. 즉, 메이커 스페이스는 메이커들을 위해 고가의 장비를 제공하고, 이들이 모여 실제 제품을 만들며 서로의 지식을 교류하는 장이다. 최근에는 일반인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3D프린팅과 이를 활용하는 데 필요한 기술교육을 실시해 창의적 생각이 구체적으로 만들어지도록 지원하는 기능도 함께하고 있다.

최초의 메이커 스페이스는 독일의 해커 스페이스인 c-base이지만 해커(hacker)라는 말이 해킹을 연상시켜 메이커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메이커 스페이스의 활성화를 불러일으킨 것은 MIT 미디어랩의 제작실험실인 ‘팹랩(FabLab)’이다. 3D프린터를 비롯해 디지털 제작장비들을 한곳에 모아둔 이 실험실은 디지털 제조기술의 접근과 교육의 민주화를 주된 가치로 내걸고 시작되었다. MIT 팹랩(MIT Center for Bits and Atoms)을 시작으로 지난 10여 년 간 메이커 스페이스는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속도로 생겨났다.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 메이커 스페이스는 ‘팹랩 서울’로, MIT 미디어랩 산하 Fab Lab의 서울지부다. 종로 세운상가에 자리한 ‘팹랩 서울’은 누구나 찾아와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제작 공간이다.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오픈 데이에는 따로 예약 없이 무료로 장비를 사용해서 물건을 제작할 수 있다.

울산에서 가까운 부산에 ‘팹랩 부산’이 있다. 팹랩 부산은 메이커스 콘텐츠 개발회사인 고블린이 운영하는 메이커 스페이스로 부산·대구의 메이커들도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은 전문적 메이커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초·중·고교생에게도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팹랩 같은 전문적 메이커 스페이스가 진입장벽을 낮추었다고는 하나 일반인이나 어린이들이 쉽게 가기가 부담스럽다면 이곳으로 가보자. 전국 어디서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무한상상실’이 바로 그곳이다. 대표적인 곳이 국립과천과학관 중앙과학관에 있는 메이커 랜드다. 그 밖에 서울 6개 지역과 전국 55개 기관에서도 무한상상실을 운영하고 있다. 울산은 울산과학관 단 한 곳뿐이다.

부족한 메이커 스페이스 공간을 확충하고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한 메이커 스페이스가 늘 위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로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홍종학)는 메이커 스페이스 구축과 운영을 주관할 기관을 모집한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일반형 메이커 스페이스는 일반국민들에게 메이커 활동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메이커 입문 교육, 창작활동 체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전문형 스페이스는 시제품 제작 등 전문적 창작활동과 창업 인프라를 연계한 창업·사업화 지원 및 지역 메이커 운동 확산을 위한 거점 기능을 수행한다(출처 : 메이커뉴스). 기존 운영시설에 대해서도 사업 참여 자격을 부여하여 야간 개방, 프로그램 확충 등 개선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운영을 효율화할 계획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메이커 스페이스 공간이 절대 부족했던 울산시도 지난달 21일, ‘열린 기술창업도시 울산’ 출발을 위한 Multiple 창업지원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2018년 창업지원사업 계획’을 마련해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창업공간 확충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메이커 스페이스’를 1곳 이상 설치해 창업기업의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4차 산업과 바이오·메디컬 분야 창업기업 입주·육성을 위한 전용 ‘톡톡팩토리’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대규모 공장 중심의 제조업 일자리가 포화상태인 현시점에서 4차 산업과 관련된 창업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그 창업의 전초단계로 메이커 스페이스를 통해 누구나 쉽게 아이디어를 실제로 만들어내야 하며, 메이커 스페이스 내의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공간에서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확대재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메이커 스페이스는 현재 작은 공예품을 만드는 공방에서부터 디지털기기를 이용한 높은 기술의 디지털공장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의 메이커 스페이스는 물건을 메이킹하는 단계를 넘어 지역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문화를 메이킹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그 공간에서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Do Dream!!

김주연 (울산과학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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