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 균형 맞추는 ‘워라밸’ 실천
일과 삶 균형 맞추는 ‘워라밸’ 실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4.1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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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결혼 30주년이 된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린 해에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30년이 흐른 2018년에 다시 평창올림픽을 보게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성공적으로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을 동시에 치른 대한민국은 참 대단한 나라다. 전 세계에서는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러시아에 이어 여덟 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여름올림픽과 겨울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기록의 나라가 되었다. 더군다나 2002년에는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붉은 악마가 되어 ‘오! 필승 코리아’를 외치며 월드컵까지 멋지게 치르지 않았던가.

얼마 전 우연찮은 기회에 평소의 내 속마음과는 다르게 내심 노후 걱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가족을 위해서 처절하게 살아온 삶이라면, 앞으로는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아보자’는 자구책을 찾느라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감사하게도 30년 전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건강한 두 자식을 낳았다. 큰놈은 4년 전 장가를 보내 곧 손자를 보게 되었고 작은 여식은 금년 5월에 졸업하여 자기가 원하는 길을 가게 되었으니 이젠 아이들에게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어졌다. 그런데도 아직 나 자신에게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없으니 참 이상한 일이다.

지난해 아내가 4개월 동안 한국을 방문했다. 아내는 오래 전 사업이 어려워질 때 두 아이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직장을 다니면서 지금은 미국시민권자가 되었다.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모처럼 갖게 된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계획을 짰다. 유명화가의 화려한 그림보다는 못할지라도 나름 멋있는 청사진을 만들었다. 호젓한 곳으로의 여행은 물론 결혼식 주례를 서 주신 목사님 방문까지 계획했으나 냉정한 현실은 그 어느 것 하나도 실천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실상은 단지 “바쁘다”는 이유로 실행을 하지 못한 것이다.

눈앞에 당장 할 일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겹겹이 쌓여있다 보니, “하나만 끝내고, 하나만 끝내고” 하다가 짜놓은 스케줄은 정말 하나도 제대로 못해본 채 아내는 출국하고 말았다. 너무 미안하고 속상하다. 아내가 미국으로 떠난 후 깨달았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조금도 없었던 나를. 일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한다면, 노후를 후회 없이 보내기 위해선 에너지 충전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단지 생각만이 아닌 실천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처음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늘 마음에 깊이 새겨둔 성경말씀대로 살아야겠다.

요즘 워라밸이 뜨고 있다. 젊은이들이나 알바생도 좋은 직장의 첫 번째 조건으로 여기고 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으로 ‘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이다.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욜로(YOLO)’ 열풍 속에서 시작된 워라밸은 개인의 여가활동, 가족과의 공유시간 등을 소중히 여기는 라이프스타일이다. 평일에도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주말에는 가족여행, 맛집 탐방, 레저스포츠를 즐기면서 삶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과연 나는 가족, 회사 직원과 지인들에게 어떤 진솔한 마음으로 다가가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워라밸을 실천하는 기업이 점차 늘고 있으나, 업무량이 정해져 있어 여전히 워라밸을 먼 나라 일처럼 느끼는 직장인이 많다. 그래서 다음 몇 가지를 제안한다. 결정을 미루고 미적거리는 것 자체가 시간낭비이니 일이 주어지면 미루지 말고 그 자리에서 즉각 처리하는 게 가장 좋다. 또 불평은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시간낭비이니 불평할 시간에 뭐라도 하는 게 낫다. 아무리 바빠도 한 가지 일을 다 끝내고 다음 일로 넘어가는 것이 생산적이며, 이메일이나 SNS 확인 등은 시간을 정해 그 때만 하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는 길이다.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워라밸’을 실천하고자 하는 본인의 마음자세다.

이동서 (주)젬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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