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인 이 여성은 한국 남성과 결혼한 뒤 6년 전(2012년) 5월 한국으로 입국했고, 곧바로 아들이 태어나면서 기대도 컸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던 이 여성은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와 가정폭력피해자 쉼터에서 생활하다 지난해 5월에야 이혼을 했다. 그러나 한국말이 서툴러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웠고 겨우 할 수 있는 일이 월 10만원 수입밖에 안 되는 마늘 까는 일이었다.
달동 맞춤형복지팀은 긴급회의를 열어 이 가정을 사례관리대상자로 지정하고 지원방안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한국어교육을 지원하고 대한적십자사와 현대중공업, 초록우산, 달동지역 봉사단체들의 도움을 받아 당장의 끼니걱정부터 덜어주었다. 참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이 딱한 베트남 여성 이야기는 혼자만의 얘기가 아니다. 무지한 일부 한국 남성들 때문에 불행을 참고 살아야하는 외국 출신 여성들이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많다.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남구청이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민·관이 함께 나서기로 한 일이다. 그러나 이 시책은 초점이 결혼이주여성이 아니라 공동주택에 거주세대에게 맞추어져 있다. 남구청이 달동행정복지센터의 사례를 거울삼아 좀 더 세밀하고 촘촘한 계획을 세워 복지사각지대 발굴 작업에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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