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적 결합
화학적 결합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4.1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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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물질의 결합력을 비교할 때 ‘물리적 결합’과 ‘화학적 결합’으로 나누어 말한다. ‘물리적 결합’이란 두 가지 물질이 성분의 변화 없이 분자단위로 결합하거나 제3의 매개물질의 작용으로 다른 성분들끼리 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수소원자 2개와 산소원자 1개로 결합된 물 분자 사이에는 ‘반데르바알스 힘(van der Waals force)’이라는 분자 간의 인력으로 결합력이 생긴다. 물 분자가 미세한 인력의 결합력을 가져와도 분자의 성분은 변하지 않는다. 종이 양면에 풀칠을 할 때도 종이와 풀의 성분은 변하지 않으면서 접착이라는 결합력이 생긴다. 이런 결합을 물리적 결합이라고 한다.

반면 ‘화학적 결합’이란 분자 내 양이온이나 음이온의 이동으로 분자단위가 변화하면서 결합력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소금은 나트륨이온과 염소이온이 서로 결합해서 생긴 이온결합 화합물이다. 또 우리가 잘 아는 도시가스의 주성분은 메탄이라는 화합물로, 탄소 1개에 수소 4개가 결합된 물질이다. 이때 탄소원자의 최외곽 전자 4개는 수소원자의 최외곽 전자 1개와 결합할 준비가 돼있어서 탄소와 수소가 전자를 하나씩 내주면서 2개의 전자를 서로 공유해 결합력을 갖는데 이를 ‘공유결합 화합물’이라 한다. 또 금속과 같은 동일한 원자가 결합하면서 자유전자가 금속 단체로 자유롭게 오가는 결합을 ‘금속 결합’이라 한다. 그 밖에도 자연에는 많은 결합의 원리가 있어서 각각 또는 서로 결합과 집합을 이루고 있다. 우리 주위의 자연뿐 아니라 우주에서도 만유인력이라는 물리적 힘으로 달이 지구를 일정하게 돌고 있고, 태양을 중심으로 태양계의 위성들이 돌고 있으며, 어디엔가 있을 우주의 중심으로 은하계가 일정한 힘으로 유지 또는 팽창하고 있다.

식물과 동물의 사회에도 결합력이 있을까? 필자는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 그 결합력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아직 설명이 어려운 결합력도 있을 수 있다. 사람이라면 설명이 더 쉬울 수도 있다.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타나기만 해도 사람을 흩어지게 하는 사람도 있다. 사랑의 힘과 미움의 힘으로 사람의 결합력을 설명할 수는 있지만 과학적 방법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갓난아기는 엄마와의 밀착도가 이온결합만큼 강하지만 어린아이가 되면서 부모와 조건적 주고받음에 따라 공유결합이 이루어지고, 그 결합력은 이전보다는 약해진다.

그렇다고 이러한 결합을 단순히 물리적 결합이니 화학적 결합이니 하고 이분법적으로 분류하기는 쉽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은 더 가까이 밀착하려 하고, 그 친밀한 사랑의 감정이 호르몬의 변화를 가져와 용서와 이해의 감정이 생기고, 때론 황홀해지기까지 한다. 화학적 변화를 통해 육체와 감정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물리적 결합이 화학적 결합으로 진전되면서 감정의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인간적 결합이 사랑의 감정으로만 이루어진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미움과 시기와 질투의 반발력은 남을 밀어내고 내가 그 자리에 앉고 싶어 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예기치 못한 충돌이 자신에게도 생기면서 충격과 무질서가 나타날 수 있다. 일대일의 결합에서는 이온결합과 공유결합이 생기지만 단체와 집단끼리는 금속결합과 배위결합이 생긴다. 개별적인 힘은 약해도 집단의 힘은 엄청난 위력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작은 주전자의 뚜껑을 여는 힘과 압력밥솥의 힘, 태풍의 힘이 똑같이 1기압이라고 해도 뭉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힘이 될 수 있다.

세상의 자연과학적 현상과 사람의 삶의 방식은 증명하고 설명하기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현재 나와 같이하고 있는 물질과 사람과의 관계이고, 그 결합력의 바탕이 무엇인가에 따라 방향이 정해질 수 있다. 문자가 시작되던 시절에도 ‘말세’라거나 ‘희망이 없는 세상’이라고 했지만 궁극적 소망을 향한 나아감은 오랜 시간에 걸쳐 증명되고 있다. 좀 더 사랑스러운 화학적 결합을 위한 인간관계와 살맛나는 사회는 그래서 희망이 있다. 4월은 더 이상 잔인하지 않고 희망과 소망이 가장 가득한 계절이다. 주변의 들녘과 산하는 밤낮으로 춤추며 커가고 있기에 날마다 새롭고 또 새롭다.

우항수 울산테크노파크 지역산업육성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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