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태화강 정원박람회’
봄과 ‘태화강 정원박람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4.1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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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일과 3일 평양에서 펼쳐진 남측 예술단의 공연 ‘봄이 온다’를 5일 녹화방송으로 보았다. 여기서 ‘봄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면 선뜻 대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지구 전체로 보면 봄은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지방에만 허락된 자연의 선물이다.

볕이 따뜻함을 더하는 계절 ‘봄’의 어원은 ‘빛, 볕, 해’와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재난안전 분야 통계는 지구온난화로 온대지방의 봄이 짧아지고, 이 때문에 가뭄과 산불이 더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흔히 말하는 봄에는 계절의 봄과는 또 다른 염원(念願)의 봄이 있다. 그런 봄에는 소련식 공산주의에서 벗어나 민족주의 색채의 정치체제를 세우려던 체코를 소련군이 무력으로 진압한 ‘프라하의 봄’과 2010∼2011년 아랍연맹 가맹국인 이집트, 리비아, 예멘, 튀니지에서 시민들이 들고 일어난 민주화·반독재 운동 ‘아랍의 봄’이 있다.

인간의 내면 깊이에는 감정을 풍부하게 만드는 또 다른 봄 ‘사랑의 봄’이 있다.

중국의 두보, 이태백 같은 문인들은 이러한 봄을 단골소재로 삼았다. 우리나라에도 신라 유리왕의 ‘황조가’, 고려 정극인의 ‘상춘곡’, 조선 유득공의 ‘봄이 온 서울에 노닐다’라는 기행문, 그밖의 숱한 시조가 사랑의 봄을 노래했고, 여성들의 규방가사에서도 봄을 주제로 한 다양한 문학작품들이 잉태되었다.

봄은 춥고 모진 겨울을 밀어낸다는 상징적 의미로 인해 저항예술의 소재로도 많이 이용되었다. 일제강점기에 이상화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란 시를 통해 민족의 봄을 염원했다. 음악과 미술 분야에서도 봄은 인간의 영원한 주제 ‘사랑’만큼이나 다양한 작품들을 낳게 했다.

우리의 봄노래도 풍부하기 이를 데 없다. 고려시대의 ‘동동’, 조선시대의 ‘농가월령가’처럼 절기에 맞춘 노래에서부터 가곡 ‘봄처녀’, ‘고향의 봄’에 이르기까지…. 지금도 봄이면 젊은이들이 챙겨듣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로이킴의 ‘봄봄봄’에서 느껴지듯 우리의 봄 사랑은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깊어가는 봄을 만끽할 울산의 대표적 봄 축제엔 무엇이 있을까? 4월초에는 벚꽃축제와 튤립축제가 있었고, 5월에는 장미축제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태화강 정원박람회’가 4월 13일∼21일 태화강대공원 일대(3만2천㎡)에서 ‘태화강의 역사·문화·생태’를 주제로 펼쳐진다.

주요행사로 그린콘서트, 전국사진대회, 전국관광인대회, 시립무용단·교향악단 공연, 무용협회 공연, 록페스티벌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정원은 해외작가(3), 특별초청작가(1), 쇼 가든(10), 메시지 가든(10), 시민(20), 학생(23) 등 모두 67곳에 조성되어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계절의 봄, 염원의 봄, 사랑의 봄을 마음껏 즐길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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