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로 버스사고가 주는 교훈
아산로 버스사고가 주는 교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4.0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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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5일 식목일은 마음이 무거운 하루였다. 대형사고가 2건이나 났기 때문이었다. 경북 칠곡군 가산면 학하리 유학산 자락에서는 공군 F-15K 전투기가 추락해 타고 있던 조종사 2명이 순직했고, 울산에서는 대형 버스사고가 일어났다. 이날 오전 9시 28분쯤 울산 북구 염포동 아산로에서 시내 방향으로 달리던 시내버스가 도로가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담장을 들이받고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2명이 숨지고 3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다친 승객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이번 버스사고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사고가 난 버스의 사진 속 모습은 정말 처참했다. 경찰이 차량 블랙박스와 CCTV를 분석하는 과정에 사고의 원인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아산로의 2차선을 달리던 문제의 승용차는 차선을 바꾸다가 3차선을 달리고 있던 시내버스의 옆면과 충돌했다. 승용차의 뒷부분에 부딪힌 시내버스는 도로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담벼락을 들이받고는 옆으로 넘어졌다. 가해자의 나이는 20대 초반이었다.

이번 사고가 운전자들에게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첫째, 앞지르기는 안전하게 해야 한다. 이번 사고의 중대한 원인은 승용차 운전자가 앞지르기를 도로교통법상 금지된 구간에서 시도했고, 2차로에서 3차로로 차선을 바꾸는 과정에서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바람에 3차로로 운행하던 버스 운전자는 이를 피하기 위해 핸들을 급하게 조작하다가 버스의 균형을 잃게 한 것으로 보인다.

도로교통법 제22조 3항은 교차로, 터널 안, 다리 위, 도로의 구부러진 곳, 비탈길의 고갯마루 부근 또는 가파른 비탈길의 내리막 같은 곳에서는 앞지르기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필자가 울산에서 운전을 하다보면 운전자들이 이 법규를 위반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모든 운전자들은 운전면허를 취득할 때 배운 내용들을 상기하면서 이제부터라도 초심을 잃지 말고 운전대를 잡았으면 한다. 특히 앞지르기를 할 때에는 안전한 곳에서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방향지시등을 켠 채 차를 몰아야 할 것이다.

둘째, 안전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어떤 도로이든 안전속도는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그런데도 운전자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과속차량단속 카메라도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산로의 안전속도는 시속 70km이지만, 그 이상의 속도로 주행하다가 과속단속 지점에서만 잠시 속도를 줄이는 경우를 목격한 적도 있다.

안전속도를 지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단속만 피하려 잔꾀를 부릴 것이 아니라 자신과 동승자, 다른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안전속도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언론에 보도된 바도 있듯이, 정속 주행을 하면 차량의 연비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셋째, 운전자는 운전능력에 충분히 숙달해야 하고, 배려와 양보 의식도 가져야 한다. 이번 버스사고의 가해자 윤 모씨는 운전면허를 2015년 6월에 땄지만 실제로 운전한 경력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차를 몬 지 겨우 8개월가량 된 새내기 운전자였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초보운전자’라고 하면 괜히 무시를 당한다는 이유로 자신이 초보운전자이면서도 차량에 ‘초보운전’ 표시도 하지 않고 운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러나 초보운전자가 내 사랑하는 가족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최대한 배려해 주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은 일이다. 모든 운전자는 반드시 초보운전자 시기를 거치는 만큼 겁나고 두렵고 긴장되는 그때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려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초보운전자는 안전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보답해야 할 것이다. 이번 아산로 버스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훈훈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기울어진 사고버스를 10여명의 시민들이 힘을 합쳐 넘어가지 않도록 맨손으로 떠받치는 모습이었다. 그 덕분에 119구조대가 버스 안으로 들어가 다친 승객들을 신속하게 구조할 수 있었다. 사고는 반드시 예방할 수 있다. 다시는 이번과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울산을 만들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

김기환 예비역 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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