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重사태 해법…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現重사태 해법…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4.05 2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굴지의 조선업체’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있는 현대중공업에 2년 만에 또다시 ‘희망퇴직’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동시에 지역사회에는 무거운 불안의 그림자가 시시각각 짙어지고 있다. 일부 언론매체는 이번 사태가 지역사회에 ‘충격’과 ‘불안’을 동시에 가져다주고 있다고 긴급 타전했다. 자유한국당 울산동구당협 위원장은 현대중공업 본사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고, 울산시는 시청에서 경제부시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한국당 안효대 당협위원장의 현대중공업 본사정문 앞 기자회견은 다른 사람들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상징성이 크다. 울산시가 긴급 대책회의를 연 것도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웅변으로 말해준다. 현대중공업의 희망퇴직(구조조정)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5일 오후에 열린 울산시의 긴급 대책회의부터 먼저 짚어보자. 이날 대책회의에는 김형수 경제부시장과 박순철 일자리경제국장, 전경술 창조경제본부장과 일자리총괄과·기업육성과·창조경제과·산업진흥과·산업입지과 등 유관부서 장들이 빠짐없이 참석했다.

무게의 중심을 ‘고용안정’에 두고 있는 울산시는 이날 회의에서 ‘지역 조선산업이 어려운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절실함’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현대중공업이 이를 명분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정대로 밀어붙인다면 더 엄청난 사태가 닥칠 것을 우려했다. 당장은 고용상황이 악화될 것이 뻔하고, 길게는 협력업체들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생태계 전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적극적인 대응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현대중공업에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안이다. 둘째는 동구지역이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시의 일자리 추경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 노동부·동구청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노동자 생활안전망 확충, 맞춤형 재취업과 훈련기회 확대, 고용 유지 및 일자리 창출 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방안이다. 셋째는 경제부시장이 단장인 ‘지역산업 점검 및 일자리 안정 T/F 회의’를 수시로 열어 현대중공업과 협력업계, 노동계와 대화하면서 조선업 활성화 및 일자리 안정 과제를 발굴·추진하는 방안이다. 세 가지 모두 일리 있는 방안들이다.

하지만 둘째·셋째 방안은 짧은 기간 안에 가시적 성과를 얻기가 힘들 것이다. 그리고 첫째 방안도 실질적 성과를 얻어내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 회사 ‘최대주주’를 설득해 동의를 얻어내지 못하면 ‘백약이 무효’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문제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보다 더 힘겨운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의 실체에 접근해보면 ‘희망퇴직 사태’를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그 길밖에 없다는 것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의 공통된 견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솔로몬의 지혜와 다윗의 담대함이라고 생각한다. 울산시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일에 ‘솔로몬의 지혜’와 ‘다윗의 담대함’을 원용했으면 한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