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뉴스 메모] 블로그기자단의 벚꽃 여정(旅程)
[굿뉴스 메모] 블로그기자단의 벚꽃 여정(旅程)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4.0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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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 공식 블로그인 ‘울산누리’에는 요즘 국내외에서 하루 평균 5천명의 방문자가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 공간을 채우기 위해 지난달에 새로 출범한 제6기 블로그기자단의 남녀기자 30여 명이 지난 2~3일 양일간 경주에서 워크숍을 가졌다. 회원끼리 서로 대화를 나누며 소통을 하자는 취지에서였다. 경주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기자단은 사진작가한테서 사진 찍는 법을 배웠고, 전문기자한테서 포스팅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기자단은 또 양동마을과 불국사, 석굴암을 탐방하는 1박 2일 코스도 무사히 마쳤다.

2일 아침 일찍 시청 햇빛광장에 집결한 선발대가 대형버스에 탑승하자 버스는 순풍에 돛단배처럼 스르르 이동했다. 울산의 거리마다 길가마다 벚꽃이 만개해 자태를 뽐내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었고, 약속이나 한 듯 ‘좋구나’라는 감탄사가 일제히 터져 나왔다. 승용차와는 다른 눈높이를 제공하는 대형버스에서 평소 자가운전을 할 때와는 다른 느긋함을 즐기며 드라이브 코스를 경험했다.

앞좌석의 기자 한 사람은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평창 동계올림픽 이야기를 꺼냈다. 대형버스의 실내를 장식한 알록달록한 조명이 너무 신기했고, 전면에 보란 듯이 내걸린 TV모니터가 참 부러웠으며, 인터넷을 연결하는 와이파이가 터지는 것도 자기나라에선 상상치도 못할 광경이었다며 놀라더라는 얘기였다. 친절한 운전기사 아저씨는 “2억원짜리 차량에 실내장식에만 5천만원이 들었고, 계단은 타고내릴 때마다 높낮이가 조절돼 장애인이나 노약자의 편리를 도왔는데 중요한 것은 고객의 안전”이라고 의미 있는 말을 들려주기도 했다.

TV 화면에서는 평양을 방문한 남한 예술단의 공연 소식이 헤드라인으로 전해졌다. ‘음악가가 좋아하는 음악가’로 잘 알려진 윤상 단장과 가왕 조용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좋아했다는 가수 최진희, 레드벨벳 등이 번갈아 화면을 채웠고, 공연장을 찾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종환 문체부장관도 카메라에 잡혔다. 필자는 예술사절단의 열정이 한반도 평화 정착에 이바지하기를 속으로 가만히 빌었다. 최진희에게 요청한 노래 제목처럼 ‘뒤늦은 후회’가 안 되길 바라면서.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첫 탐방코스인 경주 양동마을로 향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양동마을은 찰스 황태자의 방문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곳의 양등초등학교는 재학생이 3명뿐이라 한때 폐교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마을주민들이 애향심을 발휘해 학교를 살려냈다. 포항이나 타지 학생들의 전입신고도 허용했고, 미래지향적인 열린 행정을 구현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란 말은 여기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필자가 직접 보고 발을 디디면서 느낀 현장은 신문기사보다도 탁월했다. 계절마다 제각기 다른 풍경의 다채로운 변화를 한두 번의 현장 스케치로 다 담아내지 못한 까닭이었으리라. 양동마을은 이병헌과 전도연이 주연한 ‘내 마음의 풍금’, 최민식이 주연한 ‘취화선’, 차승원과 지성이 주연한 ‘혈의 누’ 등의 영화 촬영지로 각광을 받았다.

관광해설사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실제로 거주하는 주민들의 애로사항도 녹록치 않다고 전했다. 단체기념사진 촬영으로 탐방의 흔적을 남긴 기자단은 카메라를 둘러메고, 혹은 손에 그러쥐고 마을로 성큼성큼 들어섰다. 초가지붕에 자가용이 한 프레임 안에 잡히는 장면은 다른 데서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모습이었다. 카메라로 들여다보는 마을이 엄마의 된장찌개 같은 푸근함을 선사했다. 마을 초입의 200년 수령 왕버들과 마을 중턱의 700년 된 은행나무는 역사의 흔적을 지닌 채 탐방객들을 물끄러미 굽어보고 있었다. 다음날 불국사와 석굴암을 둘러보기 위해 이동하는 내내 경주 곳곳은 만발한 벚꽃들이 기자단을 유혹하기도 했다.

박정관 굿뉴스울산 편집장 울산누리 블로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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