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구칼럼]‘울산 화학의 날’, 그 인연과 감회
[이동구칼럼]‘울산 화학의 날’, 그 인연과 감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4.01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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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생각날 때마다 마음이 설렌다. ‘울산화학의 날’은 제2차 경제개발 핵심사업으로 건설된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 기공식 일자인 1968년 3월 22일을 기념해 제정됐으며 2007년에 제1회 기념식이 열렸다. 울산의 최대 주력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의 정체성 제고와 자긍심 고취를 위해 시작한 ‘울산화학의 날’이 벌써 12회를 맞았다. 올해 기념식은 테크노산업단지의 핵심사업이자 한국형 실리콘밸리 역할을 하게 될 산학융합지구 준공식과 함께 열렸다. 화학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울산시와 시의회에게 감사드린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오로지 울산의 밝은 내일을 위해 힘을 모은 울산대, UNIST, 울산과학대에 거는 기대가 크다.

태생적으로 바닷가에서 장치산업으로 출발한 울산경제는 급격한 환경변화와 더불어 미래 불확실성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 연일 터져 나오는 관세폭탄이나 무역전쟁, 환율전쟁 같은 단어들을 보면 지금 전 세계가 총칼 없는 전쟁터라는 말이 실감난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새로운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 울산에겐 R&D(연구개발)와 인재양성이 신무기다. 산학융합지구가 바로 그 역할을 하게 된다. 산학융합지구는 대학교와 기업 연구소들이 산업단지 내에 입주해 현장 중심의 교육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럼으로써 현장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동시에,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해 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순기능을 갖추게 된다. 즉 산업현장에서 ‘R&D-맞춤형 인재양성-고용’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필자가 울산에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硏) 초대 울산센터장으로 발령받고 처음 내려온 때가 2007년 4월이다. 바로 이 때 ‘울산화학의 날’이 시작되었다. 인연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울산 최초의 국가연구소인 화학硏 유치에 성공하여 4회 기념식(2010년)은 화학硏 신화학실용화센터 기공식, 2년 뒤 6회 기념식(2012년)은 화학硏 신화학실용화센터 개소식과 함께 열렸다. 또 울산의 미래 먹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끝에 10회 기념식(2016년)은 화학硏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 개소식과 함께했다. 그 인연은 RUPI(울산 석유화학산업 발전로드맵) 보고서로 이어진다. 2010년에 완성된 RUPI 보고서엔 100대 액션플랜이 담겨있다. 11회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센터 기공식과 올해 12회 산학융합지구 준공식도 모두 RUPI 보고서에 담겨 있다.

그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울산화학의 날’ 기념 릴레이기고를 써오고 있다. 그 면면을 보니 ‘울산 화학산업 구조 고도화를 향해’, ‘첫 걸음 떼는 울산신화학실용화센터’, ‘화학은 산업수도 울산의 원동력’,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새로운 도전’, ‘작지만 강한 나노물질, 안전성도 확보해야’, ‘청소년은 울산의 미래요 희망이다’, ‘수소경제 시대를 선도하는 울산’, ‘늙어가는 울산 주력산업의 고도화’, ‘화학과 함께 평화로운 미래를’, ‘맛집에 숨어 있는 화학 이야기’, ‘봄소식과 함께한 울산 화학의 날’, ‘안전에도 미투 운동이 필요하다’, ‘화학산업은 울산의 든든한 버팀목’.

필자의 현 직책은 RUPI사업단장이다. 울산시가 만든 이 직책을 이젠 화학硏에서도 공식적으로 사용한다. 여기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래서 이번 기념식을 바라보는 감회가 남다르다. 앞으로도 쉼 없이 울산과 함께 호흡하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 곧 지하배관 안전관리 선진화 사업과 통합 파이프랙 지상화 사업, 그리고 울산 국가산단 맞춤형 공정용수 통합공급 사업도 순조롭게 추진되리라 믿는다. 포럼에서도 공언했듯이 “아직 울산을 떠날 수 없는 이유는 통합 파이프랙 사업이 완성되지 않아서다”라고 하지 않았나.

봄이 되면 눈과 입이 즐겁다. 삼천리강산이 꽃 잔치다. 비록 가난해도 눈을 통해 마음이 부자 되는 느낌을 맛본다. 두꺼운 외투를 벗으니 움츠렸던 가슴이 저절로 활짝 펴지고 어느 곳에 눈길을 주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대한민국 화학산업의 날 제정이 울산보다 2년 늦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울산시민들은 큰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우리 모두 봄의 새 기운을 받아 힘차게 도약하자.

이동구 본보 독자위원장·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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