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울산 화학의 날’릴레이 특별기고(6-끝)]울산은 ‘산학(産學)융합’의 최적지
[‘제12회 울산 화학의 날’릴레이 특별기고(6-끝)]울산은 ‘산학(産學)융합’의 최적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3.25 1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다. 전세계적으로도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산업이 한 도시 안에 울산처럼 대규모 단지로 자리잡고 있는 경우는 흔치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석유화학산업도 내·외부 환경변화에 따라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되는 시그널들이 감지되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주로 범용제품 대량생산 체제로 이루어져 외부의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수익변동성이 매우 크다. 지난 2~3년 전부터 저유가 기조에 따른 원유가격 할인 정책에 따라 단기적으로 수익이 발생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고수익 창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울산석유화학단지는 노후화가 진전되면서 사고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 석유화학산업이 외부환경 변화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묘책을 찾아야 한다. 최근 기업의 존망과 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형사고가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 울산석유화학단지는 인근 주민생활 터전과 근접해 있어 안전환경 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므로 사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의 변수가 되고 있다.

울산 석유화학산업이 다시 부흥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차근차근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울산이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와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비용 절감이나 종합적인 실행력 확보 차원에서 유리하다. 울산에는 울산과학기술원, 울산대, 전문기술교육 중심의 울산과학대 등이 있다. 여기에 울산테크노파크 및 연구소, 그리고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같은 국가연구기관들이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울산 석유화학산업이 처한 난제도 ‘산학(産學)융합’으로 접근하면 그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먼저,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각종 기술역량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석유화학업계의 경쟁력 향상에 활용하자. 제품군별로 해당업체와 대학교수, 연구기관들을 하나의 협의체로 구성하여 경쟁력 하락의 근본원인부터 파악하여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다. 기존 생산체계가 효율적으로 개선되도록 스마트 제조기술도 접목하고, 제품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도 작은 것부터 적용하여 최소한의 생존조건을 만들어준다.

둘째, 기업 맞춤형 기술인력을 전문대학이나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센터에서 체계적으로 양성하여 기업체에 제공하자. 석유화학기업은 매년 신입 운전기술 인력을 선발하지만 현장운전 역량 및 경험 부족으로 생산공정에 투입하기 전 오랜 기간 동안 자체교육을 실시한다. 석유화학공정에 필요한 기초이론 지식과 설비, 기계, 전기, 계기 등에 대한 기본조작 기능을 미리 훈련한 후 생산현장에 투입하면 기업은 인력을 조기에 확보하여 전력화함과 동시에 교육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셋째, 매년 은퇴시기에 접어드는 베이비붐 세대 인력을 활용하자. 석유화학업체의 고도 성장기에 청춘을 보내면서 연마한 기술과 경험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의 노하우는 무궁무진하다. 이들은 석유화학공장의 현장을 손바닥 보듯이 알고 있는 소중한 경험자이므로 관련 기관에서 이들에게 안전환경 이론과 실무를 재교육하여 산업현장의 안전지킴이로 투입하면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퇴직인력들은 전문대학이나 전문교육센터에서 교원으로 채용하여 기술인력의 현장교육 및 훈련실습에 활용하자. 기존 세대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은퇴와 함께 사장되지 않고 후배사원들의 역량 향상에 활용되도록 다함께 지혜를 모으면 좋겠다. 또한 우수 퇴직인력 풀을 만들어 유관기관에 연계해 재교육한 후 산업현장 재취업을 알선해준다면 퇴직 이후의 경력단절 및 울산의 인구감소 문제도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다.

울산 석유화학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체질개선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울산은 산학융합의 최적지이기에 작금의 어려운 난관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 울산의 인프라들을 한 솥에 넣고 어떻게 융합하느냐에 따라 석유화학산업의 미래 경쟁력이 좌우된다. 다음 세대들도 ‘울산 화학의 날’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학융합지구에서 좋은 아이디어와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많이 나와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동호 SK에너지 고문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