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세계 기상의 날을 맞이하며
2018년 세계 기상의 날을 맞이하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3.2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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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라고 하면 입학, 봄, 설렘, 시작 등 사람마다 떠오르는 것이 다를 것이다. 기상인들에게 3월은 무척 의미 있는 달이다. 기상인의 생일이라고 하는 ‘세계 기상의 날’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 기상의 날은 매년 3월 23일로,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설립에 관한 협정이 발효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세계기상기구는 1950년에 설립된 UN 산하 특별기구로서, 관측의 표준화 및 국제적인 자료 교환, 타 분야에 대한 기상학의 응용, 저개발국에서의 기상서비스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우리나라는 1956년 2월에 WMO 68번째 회원국이 되었으며, 2007년에는 WMO 집행이사국으로 진출, 2015년에는 지역훈련센터로 지정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 폭염, 가뭄, 태풍, 한파 등 위험기상의 강도와 빈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허리케인 시즌에 사상 최대의 피해를 보았고, 도미니카 공화국 등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들은 수십 년 동안 이룬 경제성과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수백만 명이 홍수로 인해 살던 곳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으며,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에서도 가뭄으로 가난과 이주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울산은 어땠을까? 울산 지역의 지난 10년간 평년 폭염일수는 13.7일이었지만, 2015년에는 16일, 2016년에는 14일, 2017년에는 19일로 최근 들어 폭염일수가 평년보다 많아졌다. 한편, 2016년에는 이례적으로 가을에 발생한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많은 재산과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이상기후, 위험기상이 과거에 비해 더 강하고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다가올 기상이변과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예측 및 기상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 각국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한층 전문화된 기상정보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은 기상재해로 인한 손실 경감과 환경 보호, 대체에너지 개발, 미래의 식량 확보까지 가능하게 만든다.

우리나라의 기상기술은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여 수치예보 기술이 세계 5위 수준에 이르렀다. 과거, 기상 후진국에서 기상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바뀐 것이다. 작년 6월과 11월에는 개도국을 대상으로 기상레이더 운영 기술과 기상위성자료 활용법을 전수했으며, 기상항공기 및 독자기상위성(천리안) 운영,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개발 등 선진 기상환경을 갖추었다.

울산에서는 작년 6월, 폭염 예측기술 개발을 위해 기상청의 지원을 받아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폭염연구센터가 설립되었다. 이 폭염연구센터는 2017년부터 2025년까지 9년간 약 45억 원의 예산으로 폭염예측 기술을 개발하고, 예보기술 전문인력을 양성할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사회가 급변하고, 국민들의 기상서비스 요구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국민들은 단순한 기상현상만을 예보하는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재해 가능성, 취약성, 위험 노출 등 사회·경제적인 영향까지 아우르는 기상정보를 제공받길 원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경제적인 영향까지 아우르는 기상정보를 이른바 영향예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위험예측 및 빠른 재해복구를 할 수 있고, 같은 기상특보가 발효되더라도 위험도나 재해의 정도가 다른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여 각기 다른 영향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더 안전하게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울산에서도 이러한 영향예보가 정식 서비스로 제공되기 전까지 방재기관의 협조를 통한 여러 번의 시범서비스를 내실 있고,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이와 같이, 전 세계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이를 위한 방안을 꾸준히 논의하고 있다. 우리 기상청은 울산의 폭염연구센터를 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폭염에 대한 전문성과 대처방안을 강화하고 나아가 국제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번 세계 기상의 날이 다가올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의 미래와 그에 대한 대비에 대해 국민들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남재철 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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