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사건에서 손떼라” VS 황운하 “수사에 의도 없어”
한국당 “사건에서 손떼라” VS 황운하 “수사에 의도 없어”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8.03.2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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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당 시당 ‘시청 압수수색’ 경찰청 항의 방문
鄭 “여당 유력인사 만난 황청장 신뢰 못해”
黃 “압수수색 시기 경찰이 조절할 수 없어”
▲ 21일 자유한국당 정갑윤·박맹우·강길부·이채익 국회의원, 윤시철 울산시의회 의장이 김기현 울산시장 비서실 압수수색과 관련해 울산지방경찰청을 방문, 황운하 청장과 면담을 나누는 도중에 정갑윤 의원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윤일지 수습기자
경찰이 최근 건설비리 혐의로 김기현 울산시장의 측근 수사에 나선 가운데, 경찰 수사에 대한 자유한국당 울산시당 측의 비판 공세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한국당 시당은 해당 사건을 사실상 경찰의 ‘정치개입’, ‘공작수사’로 규정하고 해당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울산경찰은 “수사에 어떤 의도도 없다”고 맞서고 있다.

자유한국당 울산시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최근 진행된 울산시청 압수수색과 관련해 21일 울산지방경찰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자유한국당 정갑윤(울산 중구), 이채익(울산 남구갑), 박맹우(울산 남구을), 강길부(울산 울주군) 의원, 윤시철 울산시의회 의장이 참석했다.

이날 정갑윤 의원은 “선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에 대해 야당 입장에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국 시도지사 후보 조기공천 발표된 당일, 결의를 다져야 하는 순간에 소금을 뿌려버린 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김 시장 동생에 대한 소문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선거를 목전에 둔 지금 수사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특히 수사가 진행되는 시점에 황 청장이 울산의 유력 여당 인사와 개인적으로 만난 사실이 알려진 상황에서 더는 경찰의 수사를 신뢰할 수 없으며, 사건을 검찰로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황 청장은 “이번 수사에는 어떤 의도도 없다”면서 “비서실 압수수색이나 시장 동생 체포영장 발부는 시기가 공교롭게도 집중된 것일 뿐, 경찰이 그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울산의 여당 유력 정치인과 만났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울산청장 부임 후 이 자리에 있는 의원들과도 만났고, 같은 취지에서 그 여당 인사도 두 차례 만났다”면서 “이는 울산경찰청의 현안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 청장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맹우 의원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공포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될 때는 자유롭게 정부를 비판하며 선거운동을 했지만, 오늘날처럼 공포 분위기는 없었다”면서 “선거 목전에 두고 자치단체장을 수사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경찰은 남구청장도 휴대전화를 압수해 단체장의 위신을 추락시키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압수수색 시기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이채익 의원은 “관련자를 소환하는 등의 사전 절차 없이, 그것도 공천 발표가 있었던 날 압수수색부터 강행한 것은 우연이라고 믿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황 청장은 “압수수색 영장이나 체포영장 등은 법원도 필요성을 인정해 발부한 것이고, 그 전에 기각과 재신청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시기를 맞출 수도 없다”고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경찰 수사의 신뢰성은 사회적 자산인데, 이런 오해를 받는다는 점에서 자존심이 상한다”고 토로했다.

또 정 의원 등이 “치안감인 황 청장은 형사소송법이 규정한 사법경찰 관리 직무수행 권한이 없으므로, 수사에 관여하거나 지시·보고받을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자, 황 청장은 “그것은 검사의 지휘를 받는 경무관 이하 경찰관에 해당하는 규정일 뿐, 청장의 주요 사건의 수사를 직접 총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며 맞섰다.

6·13 지방선거 자유한국당 시당 공천관리위원장인 강길부 의원은 당부의 말을 전했다. 강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야당에 대한 부분만 부각되다 보니 예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청장이 이해해 주시고 증거인멸 우려나 선거법과 관련 등 시급을 요하는 부분이 아니라면 선거시기가 아니라도 가능하다. 시점 조정을 잘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 청장은 “우려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유념해 공정하게 사건을 잘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과 황 청장의 대면으로 각각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지만 당분간 공방은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22일 오후 2시 한국당 시당은 울산경찰청 앞에서 릴레이 1인집회가 예정돼 있으며 23일에도 당원들을 동원해 울산경찰청 앞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다.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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