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고기 불법유통 싫지만 출처 알 길 없다”
“고래고기 불법유통 싫지만 출처 알 길 없다”
  • 이상길 기자
  • 승인 2018.03.2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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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타타르 교수, 소비자 인식 분석 ‘눈길’
▲ 울산과 고래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UNIST 연구진. 왼쪽부터 정창국 교수, 브래들리 타타르(Bradley Tatar) 교수, 김세준 학생.
“고래고기 소비자들은 불법 유통된 고래고기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불법 유통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서 고기를 구입한다.”

UNIST 기초과정부 브래들리 타타르(Bradley Tatar) 교수는 국제 학술지 마린폴리시(Marine Policy)에 이 같은 내용으로 울산의 고래고기 소비자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외국인 학자가 울산의 고래고기 소비를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울산에서는 열리는 고래축제 참가자 5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소비자 선호와 특성을 조사했다.

먼저 설문조사에서 고래고기를 구입할 때 혼획인지, 불법인지 확인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소비자 61%가 ‘출처를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혼획 또는 불법 포획 고래고기 선호도 물음에는 53%가 ‘불법은 안 된다’고 했고, 17%는 ‘혼획과 불법 모두 안 된다’고 응답했다.

이어 ‘한국 고래가 멸종 위기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52%가 ‘그렇다’고 답했고, 포경 금지에 대해서는 88%가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소비자 수요가 불법 포획으로 이어지는 것을 고려할 때 불법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책적 조치가 강화된다면 불법 포획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DNA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검사 강화와 소비자 대상 교육을 진행한다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불법 포획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함께 연구한 정창국 기초과정부 교수는 21일 “이번 연구는 소비자 인식을 분석해 고래고기 소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안했다”며 “소모적인 정치적 논쟁을 벗어나 소비자 입장에서 실용적 미래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 유니스트의 인문사회교육 강화를 위해 영입된 타타르 교수는 울산에 관한 다양한 인류학적 연구를 수행 중이다.

타타르 교수는 “울산은 포경의 중심인 고래도시이자 중화학 산업화 중심에 있는 산업도시의 특성을 지닌 입체적 도시”라며 “다양한 사회 문화적 요소를 찾을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에서 연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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