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암살자, ‘미세먼지’
소리 없는 암살자, ‘미세먼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3.2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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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미세먼지에 대한 심각성을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미세먼지가 해롭다고는 하는데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당장 내 몸에 이상증세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이제까지 별 탈 없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으로 시작하여 감기, 폐렴, 아토피를 포함한 피부질환, 각막염을 비롯한 안구질환, 호흡기질환, 고혈압, 혈액순환 장애나 뇌졸중, 심근경색, 암 등 대부분의 질병을 유발하는 근원이 되는 것이 바로 미세먼지다.

미세먼지란 무엇인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일반적인 먼지는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대부분 걸러져서 배출되는데 중금속을 내포한 미세먼지는 아주 작은 미립자(10μm 이하, 초미세먼지 2.5μm 이하) 크기로 체외로 배출되지 않고 몸속 깊숙이 침투하여 축적되면서 많은 질병을 유발하고 조기사망에 이르게까지 하는 무서운 물질이다. 충격적인 것은 세계적으로 미세먼지로 한 해 650만 명이 조기사망하고, 우리나라도 이런 상태로 지속될 경우 2060년까지 900만 명이 조기에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요즘 날씨예보와 같이 미세먼지 예보도 함께 알려주는데 농도에 따라 좋음(0~30), 보통(31~80), 나쁨(81~150), 매우 나쁨(151이상) 등 4단계다. 학교에서도 기상청에서 보통이라고 할 경우에만 야외활동 수업을 하는 실정인데 우리나라의 ‘보통’ 수준이 다른 나라에선 ‘나쁨’에 속하는 수치라는 점이 문제다. 정부도 이를 인식하여 내년 봄부터 세계적 기준으로 개선한다고 하는데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이렇게 예보를 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감각하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어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마스크 착용 안내에도 제대로 한 사람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간혹 있어도 바람을 막아주는 방한마스크가 전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산업현장이나 미세먼지 노출이 심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가로수정비, 환경미화, 도로포장, 주차단속 등)조차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분을 보기가 어렵다. “왜 마스크를 쓰고 일하지 않으세요?”라고 물으면 대부분이 단지 “불편하다”는 이유인데 안타깝다. 많은 사람들이 미세먼지가 우리의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조그만 불편함도 감수하기 싫은 것이다.

예전에는 봄에만 황사나 미세먼지가 집중되었는데 요즘에는 비가 적고 난방 사용량이 많은 가을과 겨울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일 년 내내 미세먼지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대외적으론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약 30~50%며 나머지는 국내의 난방 사용,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 발전소, 건설현장에서의 날림먼지 등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연평균 오염도는 OECD 국가 평균의 2배 수준이다. 정부에서도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친환경차 지원금 확대, 석탄발전 축소, 사업장 미세먼지 배출규제 강화 등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배출량을 30%까지 줄이겠다는데 얼마나 성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면 어떤 생활습관을 가져야 할까. 먼저 집안에서는 자주 환기시키고 공기청정기로 실내 공기질을 관리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쁠 경우 바깥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보호안경이나 선글라스를 끼고, 황사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일반 마스크는 바람을 막는 정도로 미세먼지 차단에는 별 효과가 없다. 식약처 인증을 받은 KF80이나 KF94 성능의 마스크를 착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외출 후에는 노출된 피부를 깨끗이 씻고 충분한 물을 마시며 항산화효과가 있는 비타민C가 많은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수많은 질병의 근원인 미세먼지를 제대로 알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김보성 이지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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