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울산 화학의 날 ’릴레이 특별기고(2)]‘산학융합’에 앞장서는 전문경력인사
[제12회 울산 화학의 날 ’릴레이 특별기고(2)]‘산학융합’에 앞장서는 전문경력인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3.1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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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리쑥국이 생각나는 봄이 왔다. 요즘도 새벽 5시 반이면 남구 야음동 자택에서 시작하여 선암호수공원 솔밭길을 걷는다. 70대 후반인 필자의 건강비결은 ‘1570’이다. 1주일에 5번, 70분 동안 조깅을 하는 것이다. 과학기술과 의학의 눈부신 발달로 인생 백수시대가 성큼 다가왔으니 우리에게도 희망은 있다. 이제 곧 직장에서 쏟아져 나올 울산의 전문경력인사들 앞에는 필자 세대보다 더 건강하고 활기찬 인생 제2막이 펼쳐질 것이다. 이들은 더없이 소중한 울산의 자산임이 틀림없다.

울산 석유화학단지는 1970년대 초부터 공장이 건설되었고, 공장마다 가동연수는 다르지만 노후화가 꾸준히 진전되고 있다는 데 이견은 없는 듯하다. 최근에 발생한 사고의 원인은 설비의 결함뿐만 아니라 인적자원의 역량 부족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눈부신 국가경제 발전의 핵심인력인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 시기가 도래하면서 회사의 경험인력과 무형의 지식자산들이 급격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노후설비 관리의 취약성으로 인한 안전환경 사고의 발생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2015년 6월 한국화학연구원 울산본부 대회의실에서 울산 화학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글로벌 화학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울산 화학R&D클러스터 교류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울산 화학산업은 세계경기 회복세 지연에 따른 수요 부진과 글로벌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어왔고, 단기적 처방만으로는 재도약 활로를 모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동안 화학산업은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주력산업으로 성장했고, 자동차·조선·에너지·IT 등 다양한 산업에 핵심 신소재를 공급하며 미래먹거리 창출의 기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미 성숙기를 맞은 울산 화학산업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정책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만남의 장이 필요했다. 그래서 화학산업을 재활성화할 목적으로 그해 7월에 ‘화학네트워크포럼’을 창립했다. 필자가 상임대표, 한국화학연구원 이동구 박사가 소통위원장을 맡고 현재까지 13차례 포럼을 개최했다. 여기서도 NCN(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 위원들의 활동은 눈부셨다. 전문경력인사는 석유화학공장 현장을 손바닥 보듯 알고 있는 소중한 경험자들이다. 관련기관에서 이들에게 안전환경 관련 이론과 실무를 재교육해서 비상대기원, 위험예지 훈련코치, 안전환경 모니터요원과 같은 산업현장의 안전지킴이로 투입한다면 훨씬 좋은 성과가 나오리라 확신한다.

이제 독불장군으론 살아갈 수 없다. 서로 소통·융합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는 장을 자주 마련해야 한다. 울산은 화학산업 인프라는 훌륭하지만 이런 만남의 장은 부족하다.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도 원인의 하나다. 지금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의 지혜를 모아 글로벌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 미래 융합산업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기존의 추격자 입장에서 벗어나 선도자 역할로 재무장해야 한다.

매년 화학의 날이 올 때마다 “우리 울산을 위하여 무언가 뜻 깊은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건만 또 시간은 덧없이 흘러간다. 울산의 보랏빛 미래를 위해 테크노산단 산학융합지구에서 새 역사를 써내려갈 모든 교수님과 화학산업인들에게 고군분투를 부탁드린다. ‘노인이 갖고 있는 지식은 도서관의 책보다 많다’,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버린 것과 같다’라는 외국 속담이 있다. 노인이 일생 동안 쌓아 올린 지식과 지혜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전문경력인사가 석유화학 산업현장에서 평생 축적한 현장경험과 지혜도 이와 비슷하다. 중소벤처기업과 사회에 다시 환원하는 것은 우리의 숙명이다.

박종훈 NCN 명예회장 화학네트워크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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