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단상]서로 함께해서 더 행복한 울산교육
[교육단상]서로 함께해서 더 행복한 울산교육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3.19 2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문학 열풍이 한창인 요즘 한쪽에선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라는 자존감에 관한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너 자체로도 괜찮아’ 하는 인정의 말에 큰 위로를 받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참 외롭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객지원팀에 근무하면서 깨달은 것은, 세상일을 결정하는 것은 아주 사소한 양보와 상대방에 대한 공감이라는 것이다. 민원인 대부분이 불편 해소를 바라지만, 행정·법적으로 해결방법이 어려울 때가 많아 담당자와 감정이 상하고 적대시하는 경우마저 생긴다.

그러나 마음과 마음이 만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상대방의 마음은 공감하고 인정하는 순간 열린다. 마음이 열리면 신기하게 모든 일이 마법처럼 풀린다. 경제학에서 ‘지갑을 여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여는 것’이라고 했다. 세상 어느 분야이든 사람의 생각과 느낌이 제일 중요하다는 뜻일 게다.

지난 1월 싱가포르 관광을 하던 중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다. 많은 사람들이 비를 피하려고 필사적으로 뜀박질을 했다. 나도 바짓가랑이가 젖을까봐 한 상점의 처마 밑에 서 있었다. 그때 너무도 천진난만하게 비를 맞으며 장난치는 꼬마 둘을 보았다. 문득 내가 한 방울이라도 안 맞으려고 하면 그 비는 엄청난 불편함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면 무한한 행복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전혀 손해를 안 보려고 하면 모든 일이 불편하지만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절로 행복하고 타인과의 관계도 편안해진다. 그때부터 마음의 인연이 시작되는 것이다.

‘상급자는 부하직원의 어려움을 헤아려야 한다.’ ‘업무는 스스로 찾아서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어느 문장이 가슴에 와 닿는가? 아마도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다를 것이다. 부하직원은 첫 번째 문장에, 상급자는 두 번째 문장에 더 공감할 것이다. 세상은 이런 마음의 거리를 좁혀가는 과정이다. 그 지름길은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 나의 관점만 고집하지 말고 상대가 왜 저렇게 말하고 답답해하는지 이해하려고 해야 한다.

올해 우리 교육청이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평가기관 302개 중 전국 1위를 차지하며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많은 기관에서 축하인사와 함께 비결이 뭐냐고 물어왔다. 담당자로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모든 직원들의 노력, 그리고 민원인의 입장에서 위로하려는 노력이 그 비결이었다.

학교와의 갈등으로 탈진하기 직전인 어머니에게 대전 출장 다녀오는 길에 사온 ‘성심당 튀김소보로’를 드리며 2시간 동안 같이 커피를 마셨다. 아버지 없이 홀로 키우는 문제아들 때문에 울먹이는 어머니와 전학문제도 고민하면서 2천500원짜리 구내식당 밥 한 끼를 사 드렸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나도 학부모였기 때문이다. 거창할 필요는 없다. 그저 작은 토닥임을 전하며 상대에게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는 메시지를 전하면 된다. 마침 올해 우리 교육청의 슬로건은 ‘서로 함께해서 더 행복한 울산교육’이다.

햇빛에 반짝이는 은빛 물결도, 눈부신 반짝이들도 햇빛과 조명이 없으면 초라해진다. 사람도 자신을 빛나게 해줄 빛과 같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내가 먼저 빛이 되어보자. 그러면 분명 누군가 나의 빛이 되어 나도 눈부시게 반짝거릴 것이다. 모든 인연은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일이다. 결국 따듯한 마음과 함께 소통과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올해는 또 어떤 마음의 인연들로 행복하고 슬퍼할지, 작은 걱정과 설렘이 가득해진다.

최영희 울산교육청 고객지원팀 주무관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