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태료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종합병원 7곳 가운데 3곳에서 문제가 드러났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비록 의료폐기물 관리 잘못은 아니었다 해도 지난해 12월 중순께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한꺼번에 숨진 사건을 상기한다면 으스스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건직후 질병관리본부는 주사 준비 과정의 감염 가능성을 제기했고, 경찰은 일부 간호사의 위생지침 위반과 수간호사·전공의·교수들의 관리·감독 소홀을 지적한 바 있다. 의료폐기물 관리 잘못 때문이 아니었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다. 쓰고 난 1회용 주사기와 기저귀, 혈액이나 분비물이 묻은 탈지면 같은 의료폐기물을 잘못 관리하면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고, 병원에서 병을 옮길 수도 있을 뿐 아니라, 면역기능이 떨어진 노인들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의 이번 사례가 울산으로서는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허술한 의료폐기물 관리는 울산지역 병·의원에서도 심심찮게 목격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실히 필요한 것이 울산지역 지자체의 ‘액션’ 즉 실천적 행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의료폐기물의 분리배출과 적정관리,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앞당길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울산 남구의 경우 외국인들을 겨냥한 ‘의료관광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시점이 아닌가? 당국의 점검·단속에 앞서 요구되는 것은 보건의료계의 투철한 소명의식과 자발적인 관리의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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