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盤龜臺)의 역사적 가치 알리기 계속 노력할것”
“울산 반구대(盤龜臺)의 역사적 가치 알리기 계속 노력할것”
  • 김보은 기자
  • 승인 2018.03.14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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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형석 울산대곡박물관 관장 인터뷰
▲ 신형석 울산대곡박물관 관장이 14일 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반구대를 설명하고 있다.

“전 세계가 반구대의 진면목을 아는 그날까지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14일 울산대곡박물관에서 만난 신형석 관장은 반구대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역설하며 이같이 밝혔다.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에 위치한 대곡박물관은 2009년 6월 24일 개관한 울산시 제3호 등록박물관이다. 지난 2012년 12월 대곡박물관 제2대 관장으로 임용된 신형석 관장은 특히 대곡천 유역 반구대 일원의 역사문화 알리기에 적극적이다.

그는 “반구대하면 고래 암각화를 떠올린다. 하지만 반구대는 대곡리 암각화에서 1km정도 상류에 있으며 원효대사, 포은 정몽주, 겸재 정선을 비롯한 많은 관리와 선비들의 자취가 있고 한문학이 꽃을 피운 곳”이라고 설명했다.

 

▲ 반구대와 대곡천 전경.

◇언양현 북쪽엔 반구대가 있다

옛말에 ‘북구남작(北龜南酌)’이란 말이 있다. 서부 울산지역인 언양현의 명소로 북쪽에 반구대, 남쪽에 작괘천이 있다는 것.

반구대는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반구산의 끝에 있는 석대(石臺)다. 그 모양이 꼭 거북이가 넙죽 엎드려 있는 것 같아 반구대라 이름 붙여졌다. 또 고려말 포은 정몽주가 언양현에 유배왔을 때 이곳 반구대에서 시름을 달래며 시를 지어 ‘포은대’라고도 불린다.

조선시대 이곳은 반고서원(반구서원), 집청정 등과 함께 대곡천 명소로 알려져 관리와 시인묵객들이 찾아와 한시를 짓고 교유하는 장소였다. 반구대 북쪽면 바위에는 집청정을 건립한 운암 최신기가 새긴 ‘반구(盤龜)’라는 큰 글자와 학(鶴)그림 그리고 여러 관리들과 선비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 공회첩 반구대 정선 그림.

◇암각화, 왜 반구대가 됐나?

1970년대 반구대 주변 대곡천변에서 암각화가 연이어 발견됐다. 1970년 12월 24일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강변에서 발견된 천전리 각석과 1971년 12월 25일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의 사연댐 상류에서 발견된 울주 대곡리 암각화다.

발견자인 문명대 동국대 교수는 두 암각화 가까이에는 있는 반구대의 이름을 차용해 ‘반구대 암각화’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두 암각화를 통칭하는 말이 ‘반구대 암각화’였다.

그러나 울주 천전리 각석이 먼저 1973년 국보 147호로 지정된 반면 대곡리 암각화는 오랜 기간 비지정 문화재로 있다가 1995년에야 국보 제285호로 지정됐다. 2010년에는 국가 지정문화재 명칭 조정에 따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됐다.

신형석 관장은 이 같은 문화재 명칭으로 인해 대곡리 암각화와 반구대의 혼동이 생겼다고 전했다.

그는 “대곡리 암각화의 약칭으로 ‘반구대’를 사용하는 연구자가 늘고 암각화에 대한 문학·예술활동도 ‘반구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엄밀히 말하면 ‘반구대 주변(근처) 암각화’가 맞다”고 말했다.

이어 “천전리 각석과 대곡리 암각화가 현재 ‘대곡천 암각화군’으로 세계문화유산 잠재목록에 올라가 있는 만큼 이런 혼란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반구대에 새겨진 글자.

◇중요성 인식 ‘부족’… 문화재로 지정해야

신형석 관장은 부임한 후 ‘대곡천 유역 반구대 역사 바로 알리기’를 목표로 세우고 적극 소개하기 시작했다. 상설전시실에서 반구대와 반고서원(반구서원), 정몽주, 원효대사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015년 제2차 특별전 ‘언양별곡-울산을 다녀간 7인이 알려주는 이야기’로 반구대가 가진 위상과 의미를 드러냈고 2016년에는 반구대·집청정 일원에서 창작된 한시 406수를 번역한 ‘역주 집청정시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답사 프로그램과 전시해설 행사를 자주 개최하는 등 대곡천과 반구대 역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반구대에 대한 문화재 지정 움직임은 물론 중요성에 대한 인식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그는 “반구대와 집청정 일원은 따로 문화재로 지정해 그 가치를 알릴 필요가 있다”며 “반구대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더욱 노력하겠다”면서 울산시민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신형석 관장은 경북대학교 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고 강의와 연구활동을 펼치다 2004년부터 울산시 학예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울산시립박물관 건립에 실무자로서 일했고 개관 이후 박물관 학예사로 근무하며 여러 전시를 기획했다. 2012년 12월부터 울산대곡박물관 관장으로 임용돼 ‘작지만 알찬 울산의 전문박물관’을 모토로 대곡천 유역과 서부 울산 지역문화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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