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을 유권자 선택기준 최상위에
‘도덕성’을 유권자 선택기준 최상위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3.06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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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의 엄청난 파괴력을 실감케 하는 실로 메가톤급 뉴스였다. 그에 관한 뉴스는 대북특사단 방북 소식마저 빨아들일 정도로 흡인력이 강했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순위는 대부분 그와 관련된 것들이 차지했다. 한때 ‘폐족(廢族)’을 자처했다가 이번에는 ‘희대의 패륜아’로 명찰을 바꿔 단 안희정 충남지사의 납득불가 성추문 행각을 둘러싸고 쏟아져 나온 나쁜 뉴스를 두고 하는 얘기다.

피해당사자의 ‘미투(#Mee too) 폭로’로 최측근 여비서를 8개월 새 4차례나 성폭행하고 성추행도 여러 차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난 안 씨는 몇 시간 뒤 지사직 사퇴와 정치활동 중단을 선언했지만 블랙홀급 여파는 좀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먼저 충남도민과 온 국민을 우롱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소속정당은 물론 동료정치인들까지 충격에 빠뜨렸고 수치의 구덩이로 밀어 넣었다.

사건 보도 직후 그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그의 제명과 출당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는 등 발 빠른 수습에 나섰으나 후유증은 예측을 불허하는 상태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물실호기(勿失好機)라는 듯 “좌파 진영의 총체적 이중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진보 진영을 싸잡아 후안무치(厚顔無恥) 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 또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충남지사 선거에 도전한 여권의 예비주자들은 선거활동 일체 중단 의사마저 밝혔지만 야권은 ‘불출마’ 압박 카드까지 꺼내들며 정적들을 무자비하게 궁지로 내몰고 있다.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세인들의 입길에 꾸준히 오르내렸던 안희정 씨의 상상을 뛰어넘는 일탈(逸脫) 행위는 그런 대로 활용할 가치는 있어 보인다. 특히 6·13 지방선거를 노리고 명함을 새로 찍은 기성정치인과 정치신인들에게 무시 못 할 경고장으로 다가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기성정치권에서는 아직도 가까운 나라 일본의 사례를 예로 들며 ‘벨트(허리띠) 아래 얘기는 묻히기 마련”이라고 정신 못 차리는 발언들을 주고받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미투(#Mee too) 운동이 확산일로에 있는 대한민국의 사정이 수개월 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애써 깨달을 필요가 있다.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이는 자신이나 자신의 집단이 묻힐 오명(汚名)의 구덩이를 스스로 파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여권, 야권을 불문하고 앞으로 펼쳐질 당내경선과 공천 과정에서 후보자의 자질을 심판하는 잣대의 하나로 ‘도덕성’을 반드시 우선순위의 최상위 자리에 놓기를 바란다. 안 씨의 패륜적 행위의 결말에서도 보았듯이 그 후폭풍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의 많은 것들을 파괴하고도 남을 개연성이 너무도 높기 때문이다. 사법당국은 성폭행 사실을 자신의 입으로 시인한 안 씨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의 불이익을 주어서라도 제2, 제3의 패륜(悖倫)정치인이 나오는 것을 서둘러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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