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학칼럼] 평창 동계올림픽 별곡
[박정학칼럼] 평창 동계올림픽 별곡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3.0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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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이 ‘올림픽’은 ‘참가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하는 친선모임, 화합잔치다. 우리 고대국가들이 가장 중요시했던 연례행사인 ‘제천행사’와 취지가 같으므로 우리 겨레는 그런 잔치에 익숙해져 있다. 이런 ‘화합잔치’의 생활문화가 미래의 한류가 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2월 25일 끝난 제25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미리 준비나 했던 것처럼 북한의 대표단과 미녀응원단이 참가하여 현장을 더욱 뜨겁게 달구기도 했고, 문 대통령 방북 초청이라는 정치적 제스처도 있었지만, 평화로운 분위기 형성에는 기여했다. 그래서 북한이나 미국, 일본의 정치적 발언과는 무관하게 그냥, 재미로 두 가지 ‘별스런’ 생각을 해보았다.

첫째는 김여정과 김영남, 김영철 등 대표단 요원들의 공식적 임무나 정치적 행적들 말고, 그들이 평창 올림픽 현장을 보고 ‘개인적으로 뭘 느꼈을까?’가 매우 궁금했다. 폐쇄된 사회의 생존에 익숙한 그들이 92개국 선수들이 참석하는 엄청난 규모의 올림픽과 개·폐막식 현장을 보고 당연히 ‘놀라워’했겠지만 ‘부러워했겠느냐? 두려워했겠느냐?’ 하는 것이 궁금했다.

이런 궁금증을 다른 사람들도 가졌던지 조갑제TV에서는 응원단을 포함한 북한 사람들이 느꼈을 내용을 10가지로 요약했다. 대체로 획일화된 북한사회와 다른 데서 느끼는 내용이었다. 각자가 재주껏 표현하는 예술의 다양성, 자신들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머리 염색의 자유, 자신들이 평소에 먹기 힘든 수많은 고기 음식, 시속 300㎞로 달린 인천-강릉행 KTX, 수많은 사람들이 통제 없이 오가는 이동의 자유, 전화와 인터넷 등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자유, 숙소에서 보았을 법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 밤늦도록 휘황찬란한 가로등으로 느끼는 전력의 풍부함, 엄청난 숫자의 자동차 특히 국산차, 밤새 전기불이 꺼지지 않는 풍부한 전기 등이었다.

이 내용들은 대체로 ‘놀라워’한 것들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마음속으로 부러워도 하면서 자신들과의 경쟁상대라는 점에서 두려워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 결과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지 모르지만, 앞으로의 남북관계 진전에는 도움이 될 것이고, 결국 전제사회를 무너뜨리는 씨앗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는 ‘영미’라는 이름을 세계화시킨 여자 컬링 은메달의 배경이 궁금했다. 컬링은 가족단위로도 할 수 있는 경기라는 친밀감을 넘어 우리 겨레의 특징인 감(感)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골프나 양궁, 병아리감별사처럼 세계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의성여고 동창들이 ‘별다른 할일도 없는데, 컬링장이 있으니’ 모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구 5만여 명의 작은 시골에 컬링장을 세우겠다는 마음을 먹은 사람이 궁금해졌다. 보도에 의하면, 경북도체육회·경북도가 의성군의 끈질긴 설득을 받아들여 2006년 의성에 국제규격을 갖춘 컬링 전용경기장을 전국 최초로 건립했다. 2015년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문체부가 국민체육진흥기금으로 추진한 ‘실내빙상장 건립 지원사업 공모’에 의성군이 당첨되면서 기존 컬링장 부근에 새로운 컬링장을 신축하게 된다.

‘군수의 노력과 청와대 및 지역 출신 국회의원 등 고위인사들의 협조가 있었다’는 보도는 있었지만, ‘처음 컬링장 만들 생각을 내고 군에 이를 밀어붙인 사람은 누구이며,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했을까?’ 하는 점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그가 진정한 공로자이고 미래 한국에 기여한 사람이 아니겠는가?

어쨌거나 이번 올림픽에서의 컬링 종목 은메달 수상은 새로운 한류와 함께 4차 산업에 박차를 가할 우리나라 경제에 하나의 시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성여고’ 동창, 친구라는 ‘남이 아닌 우리의 관계’를 겨레와 인류로 확대하는,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듯이 미래 한류의 단꿈을 꾸어본다.

박정학 사단법인 한배달 이사장·예비역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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