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학성공원 르네상스化, 보행약자 배려 급선무
울산 학성공원 르네상스化, 보행약자 배려 급선무
  • 김보은 기자
  • 승인 2018.02.25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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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광장 바닥돌·돌계단으로 휠체어 이동 불편”
중구 “문화재 훼손우려… 내달 설계용역 의견반영”
▲ 중구 학성공원 산책로가 박석으로 깔려있어 휠체어로 움직이기에 쉽지 않다. 장태준 기자
울산의 대표적인 역사유적인 울산왜성터 등이 위치한 학성공원에 휠체어를 끈 지체장애인과 노약자는 둘러볼 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게 삼지환(三之丸), 이지환(二之丸), 본환(本丸) 등 3곳으로 구분돼 있는 공원 보행로에 너비가 큰 돌계단으로 구성돼 노약자나 장애인이 보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

특히 학성공원은 전동휠체어나 지팡이 등을 이용해 인근 노인들이 많이 찾는 곳일 뿐더러, 중구가 지난해 시행한 학성르네상스 사업 이후 방문객이 급증할 것으로 보여 보행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 방문객과 인근 주민들의 주장이다.

이 같은 지적에 지난 22일 오전 기자가 직접 휠체어를 타고 학성공원을 둘러봤다.

처음 삼지환 광장으로 향하는 보행로는 경사가 심해 열심히 휠체어 바퀴를 굴러 봤으나 초반부터 꿈쩍하지 않았다. 뒤에서 밀어줘 겨우 조금 올라갔지만 금방 기진맥진한 상태가 됐다.

그러나 광장은 더 심했다. 광장 바닥에는 박석이 깔려 있어 울퉁불퉁했다. 휠체어 바퀴는 박석 사이에 끼어 도무지 앞으로 갈 수 없었다. 경사가 심한 보행로보다 더 힘들었다.

평평한 땅이 아니다 보니 뒤에서 밀어도 움직이지 않아 결국 휠체어 타고 오르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이날 공원을 매일 찾는다는 한 어르신은 “1997년 광역시 승격 이후에 공원이 바뀌었다”면서 “삼지환 광장에 바닥돌과 돌계단 등을 만들면서 공원을 휠체어로 이용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A씨는 “진출입로도 경사가 높긴 하지만 전동휠체어를 이용하거나 뒤에서 밀어주면 충분히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지금은 광장에서 더 이상 갈수 없으니 휠체어를 타는 주민들은 공원을 찾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장에서도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게 개선하고 불편한 돌계단 대신 휠체어가 오를 수 있는 길을 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중구는 문화재 훼손 문제로 개선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구 관계자는 “다소 경사도가 높은 학성공원에 휠체어 이용이 가능한 보행로를 조성하려면 직선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설계해야 된다”면서 “A씨의 말대로 하려면 전체 공원을 가로질러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문화재를 훼손하게 되는 일”라고 전했다.

또한 “학성공원 개선을 위해 오는 3~7월께 설계용역에 들어간다”며 “인근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보은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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