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영남알프스 고헌산에 야생곰 출현說
울산, 영남알프스 고헌산에 야생곰 출현說
  • 윤왕근 기자
  • 승인 2018.02.1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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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홈페이지에 ‘야생곰 목격담’ 게재
“서봉에서 약 100m 하산지점서 목격”
환경단체 “곰 출현 불가능한 일 아냐”
“야생동물용 CCTV로 서식확인 할 것
울산 자연생태계의 보고인 영남알프스에서 야생곰을 발견했다는 목격담이 나와 눈길을 끈다.

국립공원관리공단과 관할 지자체인 울주군은 오인신고 가능성에 염두를 두면서도, 실제 지난해 김천 수도산 반달곰 포획사례 등을 종합해 확인작업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19일 울주군청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민원인 A씨는 해당 글에서 “지난 1월 고헌산 등산 중 야생곰 2마리를 만났다”며 “위치는 서봉에서 약 100m 내려온 등산로였으며 하산길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새끼로 보이는 검은 곰이 하산방향으로 위치해 있었으며 놀라서 급히 30m를 후퇴해서 10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혹시 멧돼지 등 다른 야생동물을 잘못 본 것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A씨는 “혹시 맷돼지를 잘못 본것은 아닐까 싶어서 다시 등산용 스틱을 탁탁치면서 일부러 소리내 경계를 하며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갔다”며 “그러나 채 5분이 안돼 새끼곰을 마주친 곳에서 조금 더 내려온 위치에서 더 큰 어미곰이 바닥을 헤집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고 다행히 곰이 돌아보지 않아 내려왔던 길로 도망쳤다”고 증언했다.

A씨는 “등산 중 곰을 만나리라는 건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며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조사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오인신고라기에는 너무 구체적인 설명이다.

실제 고헌산 등 영남알프스 일대에서 반달가슴곰 등 야생곰이 발견됐다는 공식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울주군에 확인 결과 야생곰 목격 관련은 오인신고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 같은 제보를 쉽게 오인신고로 치부하기에는 최근 곰 서식지가 아닌 곳에서 지리산반달가슴곰이 포획된 적이 있기 때문.

지난해 6월 15일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서식지를 이탈한 지리산 반달가슴곰(KM-53)이 발견돼 포획됐다. 당시 포획된 곰은 지난 2015년 지리산에 최초 방사된 이후 위치추적기 탈락으로 위치가 파악되지 않다가 100km가 넘는 길을 이동해 김천까지 갔다가 발견된 것.

당시 이 곰은 지리산국립공원에 재방사됐으나, 한달여 뒤인 같은 해 7월 6일 동일한 장소인 김천 수도산에서 또 발견돼 재포획됐다.

만약 민원인 A씨가 목격했다는 동물이 곰이 맞다면 반달가슴곰일 가능성이 높다.

울산의 환경단체들도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울산생명의숲 윤석 국장은 “울산에 야생곰 서식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지만 전혀 가능성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라며 “김천의 사례로 볼 때 인근 청도나 울산에도 못오리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국립공원 측에 탈출한 반달곰이 있는지, 아니라면 청도 등에 위치해 있는 곰 사육장에서 탈출한 개체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해당 글을 올린 민원인과 접촉해 본 결과 민원인은 ‘정말 곰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에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 탈출 개체 등에 대한 확인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단 측은 탈출한 곰이 없는 상태며 겨울잠 기간이라 곰이 발견될 확률이 적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공단 측에 따르면 야생곰 목격과 관련 오인신고가 연평균 10여건 정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영남알프스 각 산에 유해야생동물 개체 수 파악을 위한 CCTV를 통해 곰 서식 여부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주군은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 설치를 두고 찬반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영남알프스에 토종 여우가 관찰됐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윤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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