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유통가 무인화 시스템 확산 조짐
울산지역 유통가 무인화 시스템 확산 조짐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8.02.1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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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업종 불문 정착화… 무인점포·자판기 도입 매장 속속 등장
최근 음식점을 차린 김모(56)씨는 아내와 둘이서 식당을 운영한다. 김씨는 손님이 붐비는 시간에만 가까운 지인의 도움을 받을 뿐 따로 직원을 두지 않고 있다. 음식점을 찾은 손님이 직접 주문과 계산을 하는 무인계산기를 가게 내 설치했기 때문.

김씨는 “손님이 무인계산기로 주문을 하기 때문에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 없이도 장사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 무인기기를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장관리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비용 부담을 이유로 직원이 상주하지 않는 카페와 패스트푸드점 등이 속속 등장하면서 울산지역 유통가에도 무인화 시스템 확산 조짐이 보이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건비와 임대료 등 운영에 필요한 비용이 점차 늘어나면서 상주직원이 없는 무인점포와 무인 자판기를 도입한 매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저임금이 인상된지 두달 가까이 되면서 유통·외식서비스 매장을 중심으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도입돼 왔던 ‘무인결제시스템’이 보조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매장 내 무인기기의 첫 등장은 최근 몇년 새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분야 등의 기술 혁신에 따른 ‘4차산업 혁명’의 흐름으로 여겨져 시내 중심가를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된 바 있다.

무인 주문기기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업종을 불문하고 확산하고 있다.

울산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대형 프랜차이즈는 물론 동네 음식점, PC방까지 정착화되고 있다.

그밖에도 주문하면 라면을 끓여주는 무인기기, 주문자가 입력한 대로 원하는 맛의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주는 무인기기 등이 이미 자리잡고 있다.

패스트푸드 전문점인 롯데리아와 맥도날드의 경우 전체 운영 매장 가운데 무인주문기를 도입한 매장이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같은 무인 열풍은 편의점과 커피 업계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 편의점 중 처음으로 무인형 편의점 ‘시그니처’를 선보인 데 이어 이마트24는 지난해 6월 무인편의점을 선보인 이후 현재 6개 무인점포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씨유(CU)는 스마트폰으로 상품 스캔부터 결제까지 할 수 있는 모바일앱인 ‘CU 바이셀프’(Buy-Self)를 선보였다.

결제전문기업 다날이 운영하는 커피전문브랜드 ‘달콤커피’는 지난달 1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국내 커피업계 최초로 무인 로봇카페 ‘비트’ 1, 2호점을 선보였다. 로봇 카페가 등장한 건 국내 업계 최초다.

비트는 달콤커피의 카페운영 노하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최첨단 로봇, 다날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융합해 만든 이른바 ‘스마트 카페’다.

인천국제공항 매장에서는 현재 홍보 차원에서 커피값은 받고 있지 않지만, 실제 영업에 돌입하게 되더라도 음료 가격은 아메리카노가 2천원으로 시중 커피 프랜차이즈의 반값 정도다.

달콤커피 관계자는 “현재 영업 중인 비트 1, 2호점이 방문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오픈 기념 SNS 이벤트도 진행 중인데, 방문객들이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등 참여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은행이나 대형쇼핑몰, 대학교 등 공공장소 위주로 비트를 100개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서울 등 수도권에서 로봇카페 오픈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기술 보완을 거쳐 울산 등 전국에 매장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 이슈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무인기기 도입은 더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우려가 맞물리면서 일각에선 일자리 감소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가맹점주 등 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큰 편”이라며 “매출이 적더라도 직원의 급여는 지급해야 하는데, 무인기기가 설치된 매장은 이러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점점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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