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독 매서웠던 동장군 기세에 폐지나 고물을 모으시는 어르신들이 한동안 보이지 않더니 날씨가 풀리면서 다시 거리에서 마주치기 시작했다.
어제도 할머니 한분이 폐지를 가득 싣은 리어카를인도 한켠에 세워두고 골목으로 폐지를 주우러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바람이 불면서 할머니가 기껏 모아놓은 폐지들이 공중으로 붕 뜨더니 보도 위로 도로 위로 굴러다니는 상황이 돼 버렸다. 여지껏 허리를 폈다 굽혔다 하며 하나하나 모은 수고로움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다.
비교적 무게가 나가는 박스나 고철 등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폐지나 스티로폼 류는 이날처럼 바람이 불 때면 종종 이런 안타까운 상황으로 이어지곤 한다.
가끔은 낙하물을 다시 줍겠다고 어르신이 도로로 뛰어드는 위험천만한 장면이 목격될 때도 있다. 묵직한 리어카를 끌고 무단횡단을 하는 건 수시로도 보인다.
자녀의 부양능력이나 국가적 복지정책이 어르신들을 거리를 배회하지 않게끔 하면 얼마나 다행이겠는가.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어르신들이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 하시면 좋겠다. 번거롭더라도 폐지 등을 꼭 묶어 다니시길 부탁드린다. 남구 신정동 김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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