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석불 ‘은진미륵’ 국보예고
국내 최대 석불 ‘은진미륵’ 국보예고
  • 강귀일 기자
  • 승인 2018.02.1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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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관촉사 높이 18.12m
“크기·파격적 미감 특징”
30일간 예고기간 후 국보 결정
문화재청이 고려 제4대 임금 광종(재위 925∼975) 연간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국내 최대 석불 ‘은진미륵’(恩津彌勒)을 13일 국보로 지정예고했다.

1963년 보물 제218호로 지정된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 충남 논산시 은진면에 있는 미륵보살입상이어서 ‘은진미륵’으로 불린다.

불상은 높이가 18.12m이다. 경주 석굴암 본존불이 받침인 대좌를 합쳐 5m인데, 이보다 세 배 이상 크다.

미륵보살은 석가에 이어 미래에 출현하는 부처로, 우리나라에서는 현세를 구원하는 희망의 신앙으로 수용됐다.

이 불상은 고려시대 후기 승려 무의가 쓴 ‘용화회소’, 고려 문신 이색(1328∼1396)의 ‘목은집’, 조선시대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기록이 남아 있는데, 968년께 고려왕실의 지원을 받아 승려 조각장 혜명이 제작했다고 전한다.

좌우로 빗은 머리 위에 커다란 원통형 보관(寶冠·불상에 얹는 관)을 쓰고 있고, 체구에 비해 큰 얼굴의 이목구비가 명료하고 인상적인 편이다. 손으로는 청동제 꽃을 들고 있다.

정제되고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 통일신라시대 불상과는 달리 압도적 크기와 육중함, 파격적이고 대담하며 지역성이 돋보이는 미감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은진미륵은 우리나라 불교신앙과 조각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유물로, 독창성과 완전성을 갖춰 국보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려 불상 중 월등한 가치를 지닌 대상을 국보로 승격함으로써 이 시대 불교조각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국보 가운데 고려시대 불상은 영주 부석사 소조여래좌상(제45호),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제48-2호), 청양 장곡사 철조약사여래좌상(제58호), 금동삼존불감(제73호), 강릉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제124호), 해남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제308호) 등 6점밖에 없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에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국보 지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강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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