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힘든 과정에 마침표를 찍기 위한 요식행위가 13일 현대중공업 노사 대표 간에 있었다. 이른바 ‘2년치 임금·단체협약 교섭 타결 조인식’이다. 이날의 행사가 더 한층 돋보인 것은, 노사 양쪽 대표가 “지금의 위기를 노사가 한마음으로 극복하자”며 모처럼 일체감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강환구 사장은 조인식에서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이 어려운 회사 상황을 이해하고 결단을 내려주어 감사하다”며 “이번 타결을 계기로 노사가 서로 마음을 열고 힘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넘도록 하자”고 말했다. 박근태 노조위원장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노사관계를 만들어 일감 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의 조인식으로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은,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서 혹은 가족구성원으로서의 체면을 오랜만에 차릴 수 있게 됐다. 또한 동구를 비롯한 지역사회 주민들에게는 설 대목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가뭄속의 단비처럼 안겨줄 수 있게 됐다. 그러기에 단체장도 중소상인들도 박수를 보내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항간에는 비판적 시각을 보내는 이들도 없지 않다. 특히 정치권은 6·1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기에 더더욱 그럴 수가 있다. 노조 쪽에서 보면 불과 ‘56.3%의 만족’에 그친 잠정합의안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100% 만족은 처음부터 기대난이었다. 그리고 위기감, 좌절감에 젖어 있었던 동구 주민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안겨준 것은 대단한 명절선물이 아닐 수 없다.
현대중공업 노사의 대승적 화합을 축하하고 격려해 마지않는다. 다만 한 가지 사측에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조선업 회생의 주역이 될 조합원들을 앞으로도 계속 아끼고 돌보아 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