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부모님 안마할 땐 척추·관절 체크하세요”
“설날, 부모님 안마할 땐 척추·관절 체크하세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2.1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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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증가시 무릎관절염 세심히 체크
당뇨병·고혈압 등은 비수술적 치료
뼈·인대 강화 관절치료 한약이 최적
가벼운 스트레칭은 낙상 위험도 낮춰
▲ 울산자생한방병원 나경원 원장이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오랜만에 고향 부모님을 찾은 A씨는 옷을 갈아입던 아버지가 팔을 제대로 들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아버지는 ‘찜질 좀 하면 괜찮아진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억지로 아버지를 병원에 모셨다.

MRI 정밀 검진 결과 아버지는 ‘유착성관절낭염(오십견)’이란 진단을 받았다.

평소 부모님의 몸 상태를 세심히 살피지 못한 A씨는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민족 대이동 ‘설’명절이 찾아왔다. 명절은 부모님 건강을 점검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다.

자식이 불혹을 넘고 손주를 봐도 부모님들은 “나는 괜찮다. 너희들 건강이 더 걱정”이라며 오매불망 자식걱정뿐, 정작 당신 아픔은 내색하지 않는다.

이런 부모님들을 위해 이번 설 만큼은 곁에서 지켜보며 건강을 체크해드리는 것이 어떨까?

울산자생한방병원 나경원 원장의 조언을 통해 노인들이 주로 겪는 퇴행성 질환들을 중심으로 부모님들의 건강한 노년을 위한 ‘척추·관절 건강 체크법’을 알아보자.

◇같은 요통이라도 증상 다른 퇴행성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노화가 진행되면 척추도 퇴화한다. 대표적인 척추의 퇴행성 질환으로 퇴행성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을 꼽을 수 있다.

디스크는 수핵을 섬유륜이 감싸고 있는 형태다.

디스크가 나이를 먹으면 수핵을 감싼 섬유륜이 퇴화하면서 균열이 생기고 수핵이 튀어나온다.

이 때 튀어나온 수핵이 신경을 누르면서 염증과 함께 방사통과 요통, 근력저하 등의 통증을 유발하는 것을 퇴행성디스크라고 한다.

퇴행성디스크가 디스크의 노화로 생기는 질환이라면 척추관협착증은 척추뼈가 나이를 먹어 생기는 질환이다.

척추뼈가 퇴행화하면 골극이라는 뾰족한 가시가 자란다. 이로 인해 서서히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추관 주변의 점막이 부어 신경을 압박하고 통증이 발생한다.

허리디스크는 저릿한 증상이 허벅지와 종아리 등 한쪽 다리로 타고 내려온다. 이는 디스크 탈출 부위의 염증과 부종에 의해 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허리를 굽히고 앉아 있기가 불편하다.

이와 반대로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펴고 있으면 노화로 두꺼워진 인대가 신경을 건드려 오히려 쪼그리고 앉은 자세가 편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척추관협착증을 소위 ‘꼬부랑할머니 병’이라고도 부른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허리디스크가 있겠거니 하고 방치하다 뒤늦게 병원을 찾았을 때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는 사람들도 흔하게 찾을 수 있다.

이처럼 두 질환 모두 노화로 인해 발생하고 주로 허리부분에 많이 발병하기 때문에 혼돈하기가 쉽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의 증상을 비교하여 체크하는 것이 좋다.

▲ 명절에 간단한 안마를 통해 부모님의 근골격계 질환을 체크할 수 있다.
◇옷 입고 벗을 때 어깨통증 호소하면 오십견 의심해야

오십견은 한의학에서 ‘동결견’이라고도 부른다. 어깨가 얼어버린 것처럼 굳어져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높은 곳의 물건을 내리기 힘들어 한다거나 머리를 감을 때나 빗질할 때 힘겨워 한다면 오십견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어깨를 드는 것 자체가 힘겨워지므로 옷을 입고 벗는 것 조차 힘겨워 할 수 있다. 또 어머니들이 옷 뒤의 지퍼를 내리기 힘들어하거나 선반 위에 올려둔 양념통을 집기조차 힘들어 한다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오십견 초기에는 어깨가 뻣뻣하고 어깨의 통증이 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때문에 일을 과하게 하거나 피로가 쌓여 생긴 통증이라고 생각해 찜질이나 마사지를 하며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십견은 시간이 지날수록 팔 전체와 손가락이 저리거나, 극심한 경우 마비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무릎 소리만 신경 써도 퇴행성무릎관절염 확인 가능

퇴행성무릎관절염은 관절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나이가 들면서 연골과 인대가 닳아 생기는 질환이다.

무릎 관절이 그 기능을 잃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염증이 생겨 통증을 호소한다.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지만 특히나 관절염은 자녀들의 관심이 중요하다.

유심히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릎 관절에서 나는 특정 소리를 대수롭게 여겨서는 안 된다. 부모님 무릎을 안마할 때 무릎에서 ‘뚜두둑’하는 소리가 들린다거나 관절의 덜컥거림이 느껴진다면 관절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힘겨워하지 않는지 불편해 하는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면 활동량이 부족해지면서 체중이 증가하면 관절과 연골에 압박이 정상인에 비해 2배 이상 가중된다.

이런 이유로 부모님의 체중이 최근 증가했다면 더욱 세심하게 체크해야 한다. 평소 부모님이 무릎관절염이 있었다면 지팡이나 보행보조기를 사용해 무릎관절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좋다.

또 느긋한 생활습관을 가지면 관절과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부상당할 위험을 낮춰준다.

 

◇고령자는 한방비수술치료가 효과적, 유연성·근력 키워야

부모님들은 고령일수록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심혈관계 지병을 가진 경우가 많다.

이런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과다출혈이나 지혈 지연, 젊은 사람에 비해 느린 회복력 등을 이유로 수술적 치료보다 비수술적 치료가 좋다.

특히 부모님들의 척추·관절 질환에는 한방비수술치료를 추천할 만하다.

한약은 뼈와 인대를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기력을 보하면서 치료하기 때문에 노인 관절치료에 최적이다.

또 약침과 봉침은 노화로 인한 관절염증을 완화시키고 경직된 근육을 풀어줘 통증 경감에도 도움이 된다.

울산자생한방병원 나경원 원장은 “노령층의 척추·관절질환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관리는 더욱 중요하다”며 “평소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스트레칭과 관절보호 요령을 숙지하는 것이 좋고 자녀들도 부모님의 증상을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가르쳐 드려서 부모님이 유연성과 근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다. 스트레칭은 신체의 균형감각도 발달시켜 낙상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매일 잠들기 전과 기상 후에 실시할 수 있도록 하자. 집에서 간단히 누워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으로 무릎 한쪽을 90도로 세운 뒤 무릎에 깍지를 끼워 천천히 가슴 가까이로 당기는 동작이 있다.

이때 뻗은 다리는 구부러지지 않을 만큼만 당긴다. 15초 유지하고, 좌우 각각 3회씩 반복하게 되면 엉덩이와 허리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고 전신을 이완시켜 유연성을 키우는데 효과적이다.

척추·어깨·관절 체크법

퇴행성 디스크

□ 다리가 저리고 당기고 허리를 굽히거나 펼 때 통증이 심해진다.

□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통증이 심해진다.

□ 아침에 일어날 때 허리가 아프다가 일어나서 움직이면 덜 아프다.

□ 의자에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허리가 아프거나 잘 펴지지 않는다.

척추관협착증

□ 엉치뼈가 빠질 듯이 아프고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면 편하고 펴면 아프다.

□ 걸을 때 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리며 쪼그리고 앉아 쉬면 통증이 덜하다.

□ 눕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는 요통으로 한동안 움직이기 힘들다.

□ 추운 곳에서 요통과 시린 증상이 악화되고 따뜻한 곳에선 호전된다.

오십견

□ 어깨 관절이 뻣뻣하고 팔을 들거나 뒤로 젖힐 때 삐끗하며 통증이 생긴다.

□ 샤워할 때 목 뒤, 어깨 뒤를 씻기 힘들고 멀리 있는 반찬을 집기 힘들다.

□ 혼자서는 옷 뒤의 지퍼나 단추를 끼우지 못하고 옷을 입거나 벗기 힘들다.

□ 손을 선반 위로 뻗거나 뒷주머니에 넣는 것이 어렵다.

퇴행성무릎관절염

□ 걸을 때 관절에서 소리가 나고 오랫동안 앉거나 서면 무릎관절이 쑤신다.

□ 앉았다 서면 무릎이 잘 펴지지 않고 바로 서면 다리 안쪽이 휘어 다리가 O자 모양이 된다.

□ 간단한 동작에도 무릎이 무겁고 관절이 어긋나는 듯하다.

□ 아침 기상, 오침(낮잠) 후 무릎이 뻣뻣하게 굳었다가 조금 움직이면 풀린다.

□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고 똑바로 앉는 자세를 취하기 어렵다.

정리=김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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