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 아울렛 화재, 뒷수습도 중요
뉴코아 아울렛 화재, 뒷수습도 중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2.1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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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피해라곤 ‘타박상 2명’에 그쳤다니 시쳇말로 “그만 하기 참 다행”이다. 하지만 자칫 잘못했으면 제천과 밀양에서 볼 수 있었던 대형 화재참사가 울산에서도 일어날 뻔한 일이어서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지난 9일 오전 남구 삼산동 뉴코아아울렛 울산점 10층에서 일어나 11?12층으로 번져 소방서 추산 10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화재사고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아직 정확한 감식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화재원인이 용접기 취급 부주의에서 비롯됐다는 데는 관계당국의 견해가 일치하는 것 같다. 한마디로 ‘인재(人災)’였던 것이다. 그런데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어보면 참 어처구니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볼링장 개장을 바로 눈앞에 두고 마무리작업 도중 용접 불티가 흡음재에 옮겨 붙은 것까진 어쩔 수 없었다손 치자. 작업 직전에 스프링클러의 작동을 일부러 중단시켰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용접 과정에서 나오기 마련인 불꽃이 스프링클러를 작동시켜 물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했다면, 입이 열이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화재 규모가 커진 첫째 이유는, “설마 불까지 날 리야” 하는 ‘설마 의식’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둘째 이유는, 작업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겠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스프링클러의 작동 중단은 초기진압 골든타임의 고의적 실종을 의미한다. 제천과 밀양 화재참사의 원인 중 하나가 스프링클러의 부작동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공사 책임자나 당사자의 과실이 그래서 더 클 수밖에 없다.

진화가 늦어져 불길 잡는 데 3시간이나 걸린 이면에는 ‘물 부족’ 현상을 자초한 소방당국의 부실대응이 한 몫 했다는 지적도 있다. 취재진에 따르면 울산시소방본부 관계자는 “고가사다리 3대에서 동시에 물을 뿜다보니 물이 조금 부족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화재현장 근처 소화전에서 고가사다리차를 통해 물을 공급했지만 고층까지 물을 끌어올리려고 수압을 높이다 보니 유입량보다 사용량이 더 많아 물 부족 현상이 계속됐다는 얘기였다.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뉴코아아울렛 화재사고는 이제 수습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 쇼핑몰에 입주해 있는 수백 개 점포의 영세 상인들은 설 대목 재미를 즐기기는커녕 한숨만 내쉬고 있다고 한다. 진화 과정에서 진열상품을 훼손당한 상인도 있지만 대부분은 ‘출입금지’ 조치로 며칠째 장사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화재보험 혜택이라도 못 받는 입주상인이 있다면 여간 큰일이 아닐 것이다.

소방·경찰 당국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국과수의 화재 감식을 앞당기게 하고 책임자 처벌도 서두를 필요가 있다. 또 관할 지자체는 상인들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고 하루라도 빨리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남구청은 ‘왕생이길’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성의 있는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유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안전 그물망을 다시금 촘촘히 꿰매는 일에 소홀해선 안 될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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