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경영효율화는 신규채용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다
[편집국에서]경영효율화는 신규채용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다
  • 이주복 기자
  • 승인 2008.11.2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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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과 실업문제가 이시대의 젊은이들을 어렵게 하고 있는 가운데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등 주요 30개 공공기관들의 올해 신규인력 채용이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는 소식이 더욱 안타깝게하고 있다.

특히 이들 공공기관 가운데 3분의 2 가량인 19곳에서 올해 신규채용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데다 앞으로 언제 채용할지 불확실해 해당 기관 입사를 준비해온 학생들에게는 사회 진출 첫 관문부터 막히고 있다.

이 같은 채용 한파는 공기업 선진화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여러 공공기관들이 중장기 경영방향을 잡지 못하는데다 최근 한승수 국무총리가 공공기관들에 대해 10%의 경영효율화를 주문하면서 이 방침이 10%의 인원 구조조정 촉구로 해석된다.

최근 30개 공공기관들이 밝힌 자료에는 한국전력과 토지공사, 주택공사 등 주요 공기업, 준정부기관의 올해 신규 채용 인원과 채용 계획인원은 946명으로 지난해 2천839명에 비해 66.7%나 줄었다.

지난해 400명을 뽑은 한국수력원자력과 195명을 뽑은 주택공사, 146명을 선발한 도로공사, 135명을 선발한 농촌공사, 130명을 뽑은 토지공사 등은 올해 한 명도 채용을 하지 않는다.

기술신용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수자원공사, 한국공항공사, 인천공항공사, 대한주택보증, 마사회, 한국감정원, 예금보험공사도 아직 채용계획이 없다.

석유공사의 경우,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 부문의 덩치를 크게 키워야 하지만 올해 채용인원은 21명으로 지난해 88명의 4분의 1 수준 밖에 안된다.

다만 기업은행이 지난해 404명보다 많은 472명을 채용중이고 산업은행도 지난해 76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116명을 뽑을 계획이다.

이 두 국책은행을 제외하면 28개 공공기관의 올해 채용인원은 작년의 6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공공기관들은 이 같은 채용 동결에 대해 정부에서 공기업 선진화를 추진하면서 중기 경영계획을 세우기 어렵고 총리가 나서서 경영효율화를 주문하는 마당에 언제 인원을 강제 구조조정할지 몰라 신규인원 채용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졸업생들의 취업난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 포기상태에 이르고 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공언은 취업준비생들에게는 희망에서 이제는 절망으로 변해가고 계속되는 경제난으로 취업에 대한 바람은 요원해지고 있다.

정부는 하루빨리 일자리 창출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한다.

어렵게 공부해서 대학을 졸업하고 또다시 학생도 직장인도 아닌 취업준비생이라는 새로운 단계를 밝아야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어야 한다.

국민들은 공공기관들의 방만한 경영을 효율성 있게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지 신규 채용을 중단하라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공기업은 조직의 통페합과 경영효율화만을 내세워 기득권을 지키려고만 해서는 안된다.

이를 호기로 기관과 노조가 담합해서 신규채용을 막고 자신들을 보신(保身)하려 해서는 안된다.

이주복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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