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긴급점검 “울산은 안전한가?”
병의원 긴급점검 “울산은 안전한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2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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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 또다시 터지는 것이 대한민국의 대형 참사인 것 같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복합스포츠센터 화재참사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인 26일, 무려 38명의 인명을 앗아간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는 온 국민을 집단 스트레스에 걸리게 할 정도로 그 정도가 컸다. 이러다간 대한민국이 ‘참사공화국’으로 둔갑할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우리 사회에 아직도 ‘유비무환’의 정신이 온전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비정상’은 공직사회일수록 더한 것 같다며 볼멘소리를 내는 시민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무사안일, 안전불감증이 일상을 지배하는 사회는 결코 정상이 아니다. 그래도 국민들은 기댈 곳으로 공직사회를 지목한다. 그러기에 ‘사후약방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란 말을 되풀이해서 쓰고 싶진 않다.

밀양 화재참사 당일 오후 울산시가 대응조치를 발 빠르게 발표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울산시는 29일부터 소방본부와 합동으로 울산지역 의료기관 50곳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밀양 세종병원 참사로 커지고 있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씻어주고 유사 화재를 방지하기 위한 조처라고 했다. 점검대상은 종합병원 8곳과 화재 났을 때 자력대피가 어려운 요양병원 42곳이 포함된다. 그리고 점검사항은 △피난시설의 적정성 여부, △비상구 및 피난통로의 장애물 설치 여부, △가스·전기시설 안전관리 실태, △건축물 안전 및 소방시설 정상작동 여부 등이라고 한다.

어쨌든 든든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항간에는 관계당국이 그동안 ‘눈 감고 아웅’ 하는 식의 겉치레 점검에 그친 일은 없었나 하고 미심쩍은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 이번 긴급점검이 그러한 사실을 겸허히 의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지역 정치권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울산시의회 허 령 의원은 밀양 화재참사가 일어난 그날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고 노인·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긴급·정밀 안전점검을 촉구했다. 그는 요양병원 42곳뿐만 아니라 노인복지시설 48곳, 장애인복지시설 77곳에 대한 우선점검을 특별히 주문했다. 강길부 국회의원은 28일자 보도자료에서 온산소방서장을 만나 공단과 사회복지시설은 물론 화학·고무·목재 업체에 대한 시설점검에도 각별히 신경 써 달라고 주문했다.

울산시로서는 부산시의 대응방법도 참고했으면 한다. 부산시는 밀양 화재참사 당일 긴급 안전대책회의를 열고 불시 안전점검 원칙을 세웠다. 점검 대상에는 병원 외에 공연장, 영화관 이 들어갔고 소방도로 불법주정차 단속, 가연성 외장재 사용 건축물에 대한 전수조사도 들어갔다. 유비무환의 자세는 안전할 때 갖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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