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지역사회 기여도, 몇 점?
UNIST 지역사회 기여도, 몇 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2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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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개교 10주년을 1년 앞두고 울산지역사회에 투영된 UNIST의 존재가치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공개질문이 처음으로 나와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모양이다.

울주군의회 박기선 의원은 25일 열린 울주군의회 제17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얻어 “UNIST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사실 UNIST 소재지의 지자체인 울산시와 울주군은 개교 이래 9년간, 1년에 150억원(시 100억, 군 50억)이란 엄청난 출연금을 UNIST에 지원해 왔다. 울주군의 경우 내년이면 당초 약정한 발전기금 성격의 500억원을 모두 채우면서 ‘지원 시한 10년’을 마감한다. (울산시의 지원 시한은 15년간이다.) 그런데 울주군-UNIST 간의 약정은 공적 기관 대 기관의 공식 협약에 근거하는 것이어서 이를 중도 해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UNIST에 대한 울주군의 재정지원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울주군지역 여론주도층에서는 지역사회에 대한 UNIST의 기여도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약정기간이 끝난 후에도 국가기관을 군민들이 낸 혈세로 계속 지원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하는, 회의론이 점차 고개를 드는 실정이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UNIST가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몇몇 ‘기술이전’ 사업이 실패작으로 끝나지 않았느냐며 성토하는 분위기마저 고개를 드는 판국이다. 그러다 보니 울주군의 재정지원 약정기간 만료 시한을 1년여 앞두고 터져 나온 박기선 군의원의 발언이 그러한 지역사회의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잘 대변했다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박 의원은 이날 “지자체들이 시민의 복지를 위해 사용해야할 막대한 예산을 발전기금으로 쏟아 부을 만큼 UNIST는 지역사회의 전폭적인 사랑과 지원을 받아 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UNIST가 이 같은 출연금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해 온 만큼 울주군은 경제적 효과 분석을 위한 용역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 발전을 위한 교육·연구비 추가지원 문제는 ‘더욱 효과적인 협력 방안’, ‘윈윈(WIN-WIN)으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은 다음 고민해도 늦지 않다는 요지로 발언을 남겼다.

본지는 박기선 군의원의 발언에서 찾아낼 만한 흠집은 어디에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언젠가 누군가는 했어야 할 ‘발언을 박 의원이 민의를 대변하는 심경으로 먼저 꺼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박 의원이 경제적 효과 쪽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다소 유감이다.

만약 울주군이 박 의원의 주문대로 ‘용역’을 발주한다면, UNIST에 대한 재정지원이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대한 문화적, 인문학적 기여도를 비롯한 총체적 기여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도 같이 분석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차제에 개교 10주년을 앞둔 UNIST에도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9년 동안 은혜를 베풀어준 울산이란 지역사회에서 범시민적 출연금을 “UNIST 발전이 아닌 시립대학 설립에 지원하자”는 의견이 왜 나왔고, 갈수록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이라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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