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양항 감성여행, 겨울바다에서 푸석푸석한 감성을 일깨운다
강양항 감성여행, 겨울바다에서 푸석푸석한 감성을 일깨운다
  • 정재환 기자
  • 승인 2018.01.2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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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뒤덮은 해무(海霧) 사이로 말간 해가 떠오르고 있다.

해안도로 따라 회야강 철새떼 눈길

사진애호가들 강양항·명선도 선호

연인들 일출·일몰·물안개에 매료

은은한 야경·고즈넉한 어촌항 볼만

울산은 동해의 아름다운 항구도시다. 바다를 따라 이어진 도시 속에는 우리가 모르는 속살 같은 아름다움이 구석구석 숨어 있다.

추워질수록 더욱 겨울 맛이 난다는 1월, 울산의 겨울바다에서 느낄 수 있는 맛과 멋을 찾아 떠나보자.

새벽을 달려 울산 울주군 온산읍 강양항에 도착했다. 기다림의 시간을 뒤로하고 수평선 너머로 장엄한 아침 해가 솟아오른다. 때 맞춰 밤새 조업을 마친 어선이 항구로 돌아오고 갈매기들이 날아올라 반가이 맞이한다. 차가운 겨울이 안겨주는 풍경을 보며 또다시 삶의 의욕을 다진다.

 

▲ 새벽 어둠이 가실 무렵 수평선 멀리서 귀향하는 멸치잡이 어선이 갈매기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드넓은 동해 백사장에 서서 저멀리 수평선에서 뜨는 해를 보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아름다운 일출 풍경을 보기 위해 동해바다를 찾는 경우가 많다.

울산 인근에도 일출을 감상할 곳이 많지만 수많은 갈매기 떼들 사이로 뜨는 해가 아름답기로는 울산 울주군 명선도 일대 강양항과 진하해수욕장이 제격이다.

울산 도심에서 31번 국도를 따라 30여 분 달리면 산업단지를 지나 짙푸른 바다를 만나는데 바로 강양항이다.

해안도로 길가에서는 바다로 흘러드는 회야강 하구의 철새떼를 볼 수 있다. ‘깊은 밤이면 어딘가로 외출하던 홀로 되신 어머니를 위해 자녀가 다리를 놨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회야강은 임진왜란 때 조명연합군이 왜적을 단 한 번만에 무찔렀다고 해서 일승강이라고도 불렀다. 이곳 서생면은 우리나라 근대문학 대표작가인 월주 오영수의 작품 ‘갯마을’ 배경이기도 하다.

울산 울주군 강양항과 명선도는 사진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출사지로 이름나 있다.

강양항은 울주군 온산읍 강양리에 있는 작은 항으로 겨울에는 멸치잡이 배가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갈매기 떼 사이로 일출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풍경 사진을 담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좋은 출사 지역이기도 하다. 그리고 일출뿐만 아니라 일몰의 풍경도 아름다운데 나루터에 정박돼 있는 작은 배들 뒤로 떨어지는 해의 모습이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 명선교에서 바라본 강양항 전경.

강양항의 일출은 자욱한 물안개와 함께 시작된다. 바다를 뒤덮은 해무(海霧) 사이로 말간 해가 떠오르면, 수평선 멀리서 귀항하는 멸치잡이 어선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만선을 알리는 갈매기떼의 군무가 새벽을 밝힌 어부들의 노동을 격려하는 듯 힘차다.

연인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들려오는 듯하고 해안선 끝에서 밀려오는 파도, 수평선 위를 평화로이 떠있는 밤배 그리고 아름다운 해안도로가 인상적이다.

강양항은 명선도를 앞에 두고 진하해수욕장과 명선교로 연결돼 있다. 울산지역 최대 규모(길이 145m, 넓이 4.5m, 높이 17.5m)의 인도교다.

명선교도 수백 개의 조명등을 달아 눈부신 풍경을 선사하기도 한다. 은은한 야경이 특히 아름다운 명선교는 연인들의 약속장소가 되고 있다.

명선교를 건너 곧장 진하해수장으로 갈 수 있지만 강양마을을 제대로 봐야 겨울의 참모습을 만날 수 있다. 회야강에 정박한 배와 고즈늑한 어촌항의 풍경은 나이가 든 분들에게는 추억, 젊은이에게는 접하지 못한 장면이 될 것이다.

 

▲ 명선교 야경.

진하해수욕장 앞의 명선도는 해돋이 출사 명소로 전국에 이름이 알려졌다. 명선도 남단의 이덕도는 신라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이 죽어 용이 된 뒤 승천하면서 꼬리로 땅을 후려쳐 섬이 두 개로 가라앉았다는 수중섬이다.

신선이 놀던 섬이라는 뜻으로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는데, 정확한 유래는 알려진 바 없다. 약 1만㎡의 면적을 가진 명선도는 바다를 향해 머리를 삐죽 내민 거북이를 연상케 한다. 해마다 음력 3월에서 4월 사이 진하해수욕장과 명선도 사이 바닷물이 빠지면서 걸어 다닐 수 있는 바닷길이 열린다.

어둠이 해변에서는 따뜻한 커피를 마실수 있는 카페가 매력적이다. 추운 겨울 바닷가에서 사랑하는 이와 뜨거운 정을 주고받기에 그만이다.

정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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