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젤라 소음과 동구민들
부부젤라 소음과 동구민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22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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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구 현대중공업 본관 앞은 이른 새벽 출근길에 난데없는 부부젤라 소음이 울려퍼지고 있다고 한다. 축구 경기장에서나 들을 법한 부부젤라 소음을 유발하고 있는 이들은 다름 아닌 ‘강제전환배치반대투쟁위(강투위)’소속 20여명. 이들이 발생시키고 있는 부부젤라 소음이 임직원들의 출근길 기분을 망치면서 항의하는 조합원 및 협력사 직원들과 마찰까지 종종 빚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는 이들은 지난 2016년 분사 과정에서 용접 도장 등 직무전환배치에 반발하며 직무 재교육을 거부한 조합원들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전적을 동의하지 않은 이들이 500여명이었으나 대부분 직무재배치 교육을 이행하고 자격을 취득했다.

하지만 이들 20여명은 수차례의 보수교육에도 자격을 취득하지 못해 결국 지난해까지 현장배치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유급 휴업과 함께 직무재배치 노력 미흡으로 징계를 받자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구제신청까지 했지만 기각됐다고 한다.

심지어 지난해 말 잠정합의 시 노사가 이들에게 새해부터 현장실습을 통한 새로운 직무기회를 제공하려 노력하는 중이지만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들의 소음 시위에 대해서는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많다는 지적이다.

2년치 임단협이 밀린 상황에서 노사가 가까스로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지난 9일 부결되면서 어수선해진 현장에 울려퍼지는 부부젤라 소음이니 만큼 조합원들도 듣기 싫은 게 당연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번 부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은 협상타결로 이어질 경기회복을 기대했던 동구주민들이 아닐까.

교섭재개를 앞두고 있는가운데 이들의 부부젤라 소음으로 주민들의 원성을 조합원들이 듣지 못할까봐 심히 걱정된다.

이상길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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