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청년취업과 올해 경제 전망
암울한 청년취업과 올해 경제 전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1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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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는 3년 만에 경제성장률 3%대로 복귀했고, 무역 1조 달러 시대에 재진입했다. 코스피는 꿈의 ‘2500 고지’를 밟았다. 북핵 리스크 고조와 대외 악재 속에서도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은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렇지만 우리의 미래를 담보하는 청년층은 우울하다. 청년실업률은 외환위기 직후로 돌아갔고, 청년층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었기 때문이다. 늪에 빠진 청년 고용시장은 그러나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일자리 부족에 신음하는 청년층은 부채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암울한 청년 취업시장이 ‘뜨거운 감자’인 셈이다.

지난해도 취업시장 상황을 엿볼 수 있는 각종 슬픈 신조어(新造語)가 쏟아졌다. ‘니트증후군’은 1990년대 취직 의욕이 전혀 없는 이들을 일컬었던 니트족에서 유래한 말로 취업난이 극심하자 취업 자체를 포기한 현상이다. 반대로 공시생과 취업준비생을 합한 ‘공취생’은 공무원과 일반 기업 가리지 않고 취업을 위해 애쓰는 사람을 뜻한다.

또, 치열하게 고시를 준비하며 예민해지는 사람을 뜻하는 ‘호모 고시오패스’, 취업 불안감에 끊임없이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는 ‘호모 스펙타쿠스’도 있다. 인턴과 비정규직, 계약직을 반복하는 ‘비계인’, 취업을 해야 비로소 인류로 진화한다는 ‘취업 인류’까지 대부분 심각한 취업난의 상황을 빗댄 자조 섞인 신조어들이다.

지난해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2018년 최저임금 16.4% 인상 등 일자리 정책과 하반기 취업시장을 뒤흔든 ‘블라인드 채용’이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가장 큰 이슈였다지만 청년고용 시장은 요즘 한파와 경쟁하듯 꽁꽁 얼어붙었다.

2018년 무술년은 한국 경제에 호기다. 지난해 정치·사회적 혼란 속에서도 3년 만에 3%대 성장을 달성했고, 올해도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기의 개선세도 뚜렷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어선 지 24년 만에, 2만 달러를 돌파한 지 12년 만에 3만2천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정부가 전망을 제시할 정도로 경제에 대한 자신감은 높다.

성장세가 회복되고 국가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2018년은 구조조정을 펼쳤던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거의 20년 만에 돌아온 한국 경제의 최대 기회다. 개혁과 도약을 과감히 펼쳐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의 원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해다.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기는 인구절벽에 따른 저출산·고령화가 현실화되면서 구체화되는 인구구조 변화가 꼽힌다. 앞으로 청년들이 가난해지고 복지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개선에 대한 묘안을 만들어가야 한다. 청년들이 미래를 잃고 방황하면 사회가 발전할 가능성은 없어진다.

노동유연성도 확보해야 한다. 이는 외부 환경변화에 인적자원이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배분 또는 재배분되는 노동시장의 능력을 말한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한국의 정리해고 비용은 137개국 중 112위, 고용 및 해고 관행은 88위로 나타났다.

산업분야에서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조선, 해운, 철강 등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전통산업이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중심으로만 수출이 늘고 성장해 편식 위주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이제 포스트 반도체산업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라도 융합과 혁신을 선도하는 중소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는 생태계의 조성을 위하여 불필요한 규제는 합리화하고, 성장의 발목을 잡는 노동비용 문제도 생산성이 확보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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