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어느 중소기업의 임금피크제
울산 어느 중소기업의 임금피크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1.2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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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경기 침체의 여파로 상당수 기업들이 구조조정, 고용동결 등 극약처방을 취하고 있을 때 울산의 모 중소기업은 4년 째 임금피크제를 적용해, 고용 안정, 생산성 제고를 거듭해 오고 있다 한다. 임금피크제란 임금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중, 고령 장기 근속자들이 정년을 지나 일정기간 계속 근무를 원할 경우, 연차적으로 임금을 감소시키거나 일정수준을 유지하도록 급여체제를 설계하는 제도다. 이런 임금 피크제는 젊은 근로자들이 중, 고령 근무자에게 일정 부분 ‘양보’하는 방안이니 만큼 노사합의가 절대적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소재 KG 케미칼 온산공장은 비료를 생산하는 종업원 130여명의 중소업체지만 지난 2005년부터 이 임금 피크제를 도입해 시행한 결과 지금은 ‘불황 무풍지대’라고 한다. 물론 그 동안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 차질도 없었다. 오히려 올해 3, 4분기 까지 매출 2천388억원, 영업이익 261억원, 법인세를 공제하기 전 까지의 이익을 따지는 세전이익 141억원으로 흑자 기업이다. 이 중소기업이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고용안정을 확보하고 흑자 전환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양보와 절제를 통해 미래를 내다 본 지혜의 결실이다.

2005년 이라면 당시 울산의 ‘내노라’하는 대기업 근로자들은 노사분규로 해 마다 몇 개월 씩 생산을 중단하던 때다. 그러면서도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은 철저히 배격하던 시절이다. 다행히 수출물량이 줄어 들지않아 그들은 당분간 평화스러울 수 있었다.

지금 그들은 구조조정, 명예퇴직, 유급휴가 등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걸핏하면 들고 나오던 ‘파업’, ‘투쟁’이란 말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제 베짱이들이 즐기던 여름은 끝났다. 4년 전부터 노사합의하에 임금피크제를 시행해 왔던 이 중소기업이 안정을 누리고 있는 것은 “뿌린대로 거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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