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장기화 최대피해자는 ‘노조원’
임단협 장기화 최대피해자는 ‘노조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1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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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가 15일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벌인다. 현대차 임단협이 노사관계 30년 역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기게 되면서 파업 장기화가 우려됐지만 다행히 새해 들어 노사가 조기에 재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한시름 덜게 됐다. 그러나 만약 오늘 투표에서 또 부결이 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이번 잠정합의안과 관련해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노조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2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더 받으려고 해를 넘기고 이렇게까지 파업했냐는 푸념부터 만족스럽진 않지만 이쯤에서 마무리해야 된다는 이성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성 추가 제시에 불만을 가진 현장여론을 감안해 보도자료와 노조 소식지를 통해 임금성에 가려진 이번 잠정합의가 갖는 의미를 설명하고 잠정합의안 통과를 호소했다.

지난해 9월 선출된 노조 집행부의 첫 사업은 출발부터 오점을 남기게 됐다. 사상 처음으로 임단협이 해를 넘긴 것도 모자라 2차 잠정합의까지 부결되면 1991년 이헌구 집행부 이후 노조 역사상 두 번째로 3차 잠정합의까지 가게 되는 오명을 연이어 뒤집어쓰게 된다. 노조원 자신들이 뽑은 집행부 위신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다.

만약 2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된다면 어떻게 될까. 현대중공업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협상 장기화에 따른 가장 큰 피해는 노조원들에게 돌아간다. 회사 경영실적과 올해 자동차산업 환경을 감안해볼 때 이후 교섭이 진행되더라도 노조원들이 만족할만한 추가 임금 제시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2차 부결 후 교섭을 재개하더라도 추가 파업이 예상돼 노조원들의 임금손실만 증가할 수 있다. 또 교섭이 노조 사업부대표·대의원 선거로 일시 중단되는 등 장기화에 따른 혼란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이럴 경우 노조원들은 교섭 종료 시까지 임금 인상분과 성과금을 받지 못해 가계 소비가 위축되고, 타결 시즌 특수를 기대했던 지역 상권도 활력을 잃게 된다. 협력업체와 지역경제에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자칫 집행부를 견제하는 현장 노동조직이 사태를 이렇게 만든 책임을 물어 지부장 불신임 논란에 불을 지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을 것인지, 미래는 노조원들의 선택에 달렸다. 노조원들이 그 어느 때보다 이성적 판단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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