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산책]2018년 새해엔 모두들 파이팅!
[대학가산책]2018년 새해엔 모두들 파이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1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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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이 밝았다. 모두들 무술년 황금 개의 해라 축복을 나눠주면서, 오직 바라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잘 해내시라 용기를 북돋워준다. 정겨운 모습들이다. 한 가지 사항만 빼면 더욱 좋겠다. 우리 민족은 개화기 이전에는 음력을 사용하였다. 음력으로 나이를 정하면서 띠를 연결시켰고, 음력으로 치더라도 만 1년이 되지 않게 엄마 뱃속에 있다가 태어난 아기들에게도 1살로 쳐주던 우리 민족. 그러다 들어온 양력, 양력으로 2018년과 음력으로 무술년(戊戌年)이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큰 무리 없이 음력과 양력이 혼재된 상태로도 잘 살아나가고 있다. 단맛과 짠맛의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된장에 찍어먹는 참외나 수박’처럼….

오는 2월 9일부터 25일까지, 평창에서는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음력설이 2월 16일이므로, 그날 이후가 진정한 무술년 새해, 황금 개의 해가 된다. 황금 개의 정기를 잘 받는다면, 2월 16일 이후 경기에 출전하는 개띠 선수들에게 좋은 성적이 있으리라 본다. 동계올림픽 종목들에는 개인전도 있고, 단체전도 있다. 시합에 나서기 전, 코칭스태프와 선수는 으레 손들을 모으거나 특유의 팔 동작으로 ‘Fighting!’을 외친다. 잘 싸워보자는 뜻은 알지만, ‘2018년 무술년’처럼 마뜩찮은 면이 있다. 영어 단어이지만 한국인들만 이해하는 영어 단어인지라, 혹시라도 적절한 표현이 있나 찾다보니 중국계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Gung Ho(共和, 겅호) ‘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을 쓴 켄 블랜차드의 ‘겅호’를 보면, 무한한 열정과 에너지, 그리고 임무에 대한 충성의 의미로 우리들이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것처럼 중국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투지와 열정을 불어넣는 일종의 구호나 인사로 사용되고 있다. 필자가 울산대로 옮기기 전인 10년 전 이맘때, 대전 LG화학·기술연구원 도서관에서 읽었던 책의 아스라한 기억과 그 느낌을 공유하고 싶다.

겅호 정신은 조직의 구성원에게 열정을 불어넣음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길을 제시하고, 조직원들에게 맡은 역할 및 임무의 아주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가치’를 일깨워준다. 그렇게 함으로써 구성원과 조직이 한 걸음씩 전진할 수 있도록 하는 분명하고도 확실한 절차를 제시한다. 다람쥐, 비버, 기러기가 등장하는 소설 같은 책의 내용으로 잠깐 들어가서 겅호에 담긴 의미를 살펴보도록 하자.

여 주인공(여주)이 폐쇄 위기의 공장장으로 부임하면서, 유독 특정 부서만이 열정과 엄청난 능률, 생산성, 혁신과 창의성, 고객만족 경영을 하고 있음을 보며, 그 원천이 어디에 있는 지를 아메리칸 인디언 남 주인공(남주)에게서 배워나간다. 무엇을 어떻게 배우게 되었나 살펴보자.

[다람쥐의 정신] 남주와 함께 공장 인근 숲속에서 튀어나와 양 볼에 해바라기 씨를 가득 채운 뒤 숲속으로 사라지는 다람쥐들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여주는 “회사 직원들이 다람쥐들처럼만 일한다면 실적이 놀랍게 올라갈 것 같다.”는 말을 꺼낸다. 그러자, 남주는 다람쥐들이 일을 열심히 하는 이유 또는 동기부여가 된 근원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다람쥐의 일에는 단순히 씨앗을 나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들은 그 일에서 중요함 이상의 의미와 가치가 있음을 느낀다.” 여주가 젊은 시절 해 보았던 대학 식당의 접시닦이, 하찮아 보였지만 ‘미래의 훌륭한 인재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아주 중요한 처음이자 마지막 단계의 작업’이라는 가치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다람쥐의 정신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우리가 하는 일이 그토록 중요한가?’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 리더가 할 일임을 발견한다.

[비버의 방식]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직접 벤 나무를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며 비버들이 댐을 만드는 것을 보면서, 여주는 우두머리 비버가 없음을 발견한다. 총지휘를 하는 비버가 없음에도 댐을 만드는 목표를 달성하는 비버의 모습들에서 ‘목표 달성에 필요한 일’을 스스로 결정함을 배우게 된다. 리더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일임을 알려주고, 그들이 나아갈 방향을 정해주며, 팀이 목표를 골고루 분담하는지를 확인하고, 가치를 정하는 일에 참여하고, 팀원들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임을 여주는 깨닫게 된다.

[기러기의 선물] 울음소리를 내며 하늘을 날아가는 기러기 떼를 보면서 남주는 여주에게 기러기들의 울음소리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물어본다. 서로에게 말하는 듯한 기러기들의 울음소리에는 경고를 하는 비버나 다람쥐와는 다름을 확인하면서, V자로 날아가는 대형에서 선두의 기러기가 뒤처지면 다른 기러기가 선두로 오면서 다시 V자 형을 유지함을 관찰한다. 기러기의 울음소리는 서식지를 옮겨가는 목표를 향해, 구성원들에게 모든 것이 훌륭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격려하는 의미임을 남주는 여주에게 가르쳐준다.

다람쥐의 정신, 비버의 방식, 기러기의 선물이라는 겅호 정신을 깨우친 여주는, 폐쇄 직전의 공장을 흑자로 돌아서게 하고 회사 내 다른 공장들의 실적을 뛰어넘게 만들어 겅호 정신의 전파자로 활동하고 있다.

겅호를 읽었던 10년 전의 아스라한 기억을 곱씹으며, 양력과 음력의 혼재 속에서 균형을 잡으며 우리들이 이룩해낸 성과들을 돌아보며, 파이팅에 담긴 속뜻을 중국계 미국인들의 겅호 정신에서 의미를 되찾아 보는, 2018년 1월. 2018년에는 제대로 된 나의 모습과 목표에 대한 결실들을 찾아내고 싶다.

2018년 새해에는 모두들 파이팅! 그리고 겅호!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선수들 그리고 46, 58, 70, 82, 06 개띠!

공영민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 교수, 공대 기획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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