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음악과 푸른빛이 어우러지는 작은 섬
자연의 음악과 푸른빛이 어우러지는 작은 섬
  • 성봉석 기자
  • 승인 2018.01.1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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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 방어동 '슬도'
▲ 슬도 무인등대와 구멍 뚫린 화강암.

- 거문고 ‘슬(瑟)’자를 써서 슬도, 성끝마을 해발 7m 작은 무인도
- 슬도 ·시루섬 ·곰보섬으로 불려, 고등어와 학꽁치 낚시터로 유명
 

울산은 유난히 바다와 관련된 명소가 즐비하다.
정자, 주전, 일산지, 진하 등 여러 해수욕장부터 대왕암, 장생포 등 공원들까지 다양한 관광지들이 아름다운 경관을 뽐내며 저마다의 매력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울산 동구 방어동에 위치한 슬도 역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바닷가 관광지다.
차이점이 있다면 조금 아담하다. 해발 7m의 작은 무인도일 뿐이다.
그러나 관광객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로 가득한 바다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한적함과 투박한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

동구 방어동 방어진항 한쪽 끝에 위치한 성끝마을에 도착하면 슬도가 보인다.
슬도라는 이름은 파도가 섬에 부딪치며 내는 소리가 마치 거문고 소리와 같아 거문고 ‘슬(瑟)’자를 써서 슬도라고 부른다. 또 시루를 엎어놓은 것 같다고 해 시루섬이라고도 하며, 구멍 뚫린 화강암이 많아 곰보섬으로 불리기도 한다.

성끝마을에서 슬도로 가려면 바다를 가로질러 이어진 길을 걸어야 한다.
마치 호위병처럼 길을 따라 늘어선 테트라포드를 따라 걷다 보면 양 옆의 바다로 펼쳐진 풍경이 보인다.
파란 하늘과 구름, 반짝이는 햇살을 품은 황금빛 바다와 수평선 끝에 걸쳐있는 배들은 묘하게 어우러져 슬도를 더욱 빛나게 한다.

오른쪽 저 멀리에는 조선업을 상징하는 노란 크레인이 장난감처럼 조그맣게 보여 여기가 공업도시 울산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인지하게 된다. 절반쯤 길을 따라 걷다보면 슬도교를 볼 수 있다. 슬도교 입구에는 새끼 업은 고래를 형상화한 웅장한 고래 조형물이 수문장처럼 서있다.

슬도교에 올라 오른쪽을 보면 슬도를 닮은 작은 바위섬이 몇 개 있다. 이곳은 수많은 갈매기들의 쉼터다. 수많은 갈매기가 평화롭게 물위를 헤엄치거나 훨훨 날아다니는 모습 역시 슬도가 품은 자연의 한 조각이다.

슬도교를 지나면 비로소 슬도에 발을 들이게 된다. 슬도에는 1950년대에 지어진 무인등대가 있어 관광객들을 맞아준다. 등대 한편에는 포토 존이 있어 등대와 바다를 배경으로 슬도에서의 추억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바닷가 쪽으로는 벤치 몇 개가 마련돼 있다. 답답한 고민이 있더라도 이곳에 앉아 바다가 주는 시원한 청량감을 만끽하다 보면 마음이 풀리지 않을까. 굳이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슬도가 들려주는 파도소리에 가만히 귀기울여보자. 바쁜 현대인이 자연이 연주하는 음악을 듣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심지어 예약도 필요 없고 무료다.

만약 낚시에 흥미가 있다면 슬도는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많은 낚시꾼들이 찾는 낚시명소이기 때문이다. 성끝마을에 곳곳에 있는 낚시점을 찾아 채비를 마친 후 제철생선인 고등어와 학꽁치를 낚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될 것이다. 슬도를 자주 찾는다는 한 낚시꾼은 “다른 곳은 아직 학꽁치가 안 잡히지만 이곳은 벌써부터 학꽁치가 잡힌다”며 “오늘 저녁 반찬은 해결한 셈”이라며 통에 담긴 학꽁치를 자랑했다.

쌀쌀한 날씨가 걱정된다면 소리체험관에 들러 몸을 녹이면 된다. 마골산 숲 바람소리, 동축사 새벽종소리 등 ‘울산 동구 소리9경’을 테마로 한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어 최근 아이들의 체험교육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관람료는 어른 1천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이다. 매월 둘째, 넷째 월요일은 휴관이다. 굳이 체험을 하지 않더라도 체험관 2층에 있는 소리카페에서 따뜻한 차와 함께 슬도의 풍경을 감상해도 된다. 소리카페는 입장료를 내지 않고 음료가격만 지불하면 된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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